"IPTV법, KT 입장만 대변"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5.14 09:22

[인터뷰]오규석 씨앤앰 대표 "케이블TV도 고객서비스 강화해야"

"어디 사세요?"

오규석(46) 씨앤앰 대표가 외부 손님을 만나면 습관적으로 건네는 말이다. 겉치레는 아니고 일종의 직업병(?)이다.

서울·경기지역에 15개 케이블TV방송(SO)을 보유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을 2년 넘게 이끌다보니 이젠 사람을 만나면 자사의 서비스지역에 살고 있는지부터 묻는 것이다.

경영컨설턴트 출신의 오 사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통신시장에서 적지않은 시간동안 마케팅 전략가로 몸담았다. 마케팅 전략가로 '잘나가던' 그가 씨앤앰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지난 2006년초. 하나로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을 끝으로 오 사장은 통신시장을 떠나, MSO의 대표주자격인 씨앤앰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드물게 통신과 방송을 두루 경험한 오 사장의 요즘 고민은 '인터넷TV(IPTV)'다. IPTV가 케이블TV의 '당근'이 될지 '채찍'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지난 9일 입법예고된 IPTV특별법 시행령만 놓고 보면 '불만'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는 것이다.

"IPTV법 시행령은 모법의 가치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말하는 오 사장은 "시행령은 유선통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KT 입장만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균형감은 물론 형평성까지 상실했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오 사장은 "시행령은 KT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는 방법으로 IPTV사업의 회계분리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회계분리만으로 시장지배력이 전이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즈음엔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초토화돼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콘텐츠 동등접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오 사장은 "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콘텐츠 차별화와 서비스 차별화가 필요한데, 시행령은 콘텐츠 사업자의 재산권에 대해 역사와 배경도 모르면서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사장은 특히 "IPTV가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라고들 하는데, 이미 갖고 있는 인프라 위에 콘텐츠만 유통한다고 해서 5만개 일자리가 생길지 의문"이라며 "IPTV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사장은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케이블TV방송에 대해서도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케이블TV방송은 지역독점 혜택을 많이 본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 케이블TV방송들은 본원적 경쟁력 제고와 고객서비스 강화에 주력해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씨앤앰도 지난 2년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공들인'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는 34만명을 돌파했고, 100Mbps 광랜 가입자도 7만7000명에 이르렀다. 지난 4월에는 한달 순증가입자가 3만5000명이나 됐다. 월간 최대 기록이다.

오 사장은 "70∼80% 수준에 불과했던 콜센터 응대율이 최근에는 95%까지 높아졌다"면서 "KT에 맞대응하는 전략 못지않게 고객의 소리를 청취해서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는 씨앤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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