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달러표시 코스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5.08 16:56

유가·환율·금리 상승..주가·경기 하락

옵션 만기일을 무사히 보냈다. 전날 미증시가 지난달 11일 이후 한달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지만 코스피지수는 초반 낙폭을 만회하고 장중 상승 반전까지 시도했다. 종가 하락폭은 0.3%에 불과, 2%에 가까운 미증시 낙폭에 비해 아주 선방했다.

이날도 지수를 받친 것은 연기금과 프로그램 순매수였다. 연기금은 이날도 1425억원을 순매수하며 5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나섰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수도 2321억원에 달하며 6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7조3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5일 연속되고 있는 사상최대치 경신에 대해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종목별 등락 상황에도 큰 줄기가 포착되지 못했다. 포스코를 필두로 철강금속 업종이 2.3% 올랐고, 5.7% 급등한 두산중공업이 포진된 기계업종이 3.2% 상승하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해냈다.

시총상위 신고가 경신 종목인 LG전자한국가스공사가 전날의 부진을 씻고 상승반전했으나 삼성전자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금융업종 급락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국민은행신한지주는 3일 연속 하락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중소형주 추천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레벨부담을 느끼고 주도주를 찾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금통위에서 기대를 저버리고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채선물이 급락하고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다.
국채선물은 107.41로 0.74p 추락했으며 국고채 3년과 5년물은 5.22% 및 5.29%로 24bp나 치솟았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1만계약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 금리 동결이 의외는 아니었지만 금통위 발표가 나온 뒤 원/달러환율이 10원 가까이 속락하고 채권 수익률이 오후장에서 오전장의 상승분만큼 또 오른 것은 금리 동결이 다소간 충격적이라는 점을 대변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무려 23.5원 폭등한 104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5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5년 11월7일 고점(1052.0원) 이후 2년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뿐만 아니라 이날은 싱가포르달러와 대만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싱가포르달러 환율은 1.38로 0.65%, 대만달러 환율은 30.798로 0.45% 상승했다.

유로화가 지난 3월11일 이후 최저치인 1.52달러대로 밀린 영향으로 달러인덱스가 강세를 나타냈지만 엔화 강세는 더욱 강했다.

엔/달러 환율이 104엔으로 떨어지고 엔/유로 환율이 160엔선 밑으로 급락하는 등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재연되는 양상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IT전자와 자동차 등 업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이익을 제고시키는 수혜로 인식되고 있지만 불안감을 잉태하는 국면까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WTI)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재 환율 급등은 증시를 포함한 경기 전반에 악재로 탈밖꿈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다.

금통위원 3명이 새 정부에서 임명됐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금통위에서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한 것은 물가 부담 때문이다.

이날과 같은 환율 급등은 매도헤지에 나섰던 세력들이 무차별적인 손절매수를 결행하게끔 하는 자극제가 된다. KIKO(녹인-녹아웃) 옵션이나 통화스왑(CRS)을 통해 달러 매도에 나섰던 업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포지션을 꺾을 경우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에 처해질 수 있다.

외환시장의 한 참가자는 "최신최강(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최중경 제1차관,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 라인이 형성된 정책변수도 있지만 수급이 워낙 꼬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2∼2004년 최중경 라인으로 불렸던 1140원선까지 오르는 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전날 1868선까지 오르면서 연고점(1892.50) 돌파를 앞두고 있는 모습이지만 달러기준 차트로 보면 아주 다른 모습이 도출된다.


지난 2월28일 고점을 넘지 못한 채 횡보하다가 이날 20일선 밑으로 크게 추락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외국인이 원화 표시 주가보다 달러표시 주가로 손익 평가를 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표시 주가 하락은 보다 공격적인 주식 매도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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