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비 고출력의 뉴 테크놀로지 실현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5.17 14:03

[머니위크]혼다 뉴 어코드 3.5 시승기

혼다의 어코드는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차로 1976년에 출시된 이래 30여년 동안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 판매된 월드 베스트 셀링카이다. 지난 2004년 5월 혼다자동차가 국내에 첫선을 보이면서 들여온 차종도 어코드로 지난해 말까지 총 4926대가 판매됐다.

지난 1월14일 혼다는 제8세대 하이엔드(The High-End) 신형 어코드를 출시했다. 신형 어코드는 출시 후 수입차 업계 단일모델 최단 기간인 3주만에 계약대수 1000대를 돌파했고 2008년 1월 수입차 전체 모델 중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묵직하지만 무겁지 않은 중후함

혼다의 신형 어코드는 여타 외제차와는 느낌이 다르다. 외형도 그렇고 운전석에 앉아도 외제차라는 경외감, 부담감보다 여러모로 친숙함이 더 느껴진다.

어코드 3.5 모델을 시승하기 위해 자동차 키를 받았을 때부터 여타 수입차와 다소 달랐다. 어코드는 요즘 출시되는 국내 중대형 차에도 ‘일반적’으로 도입되는 스마트키가 아니다. 익숙한 자동차 키를 꽂아 돌려야 한다. 물론 이것이 불편하지는 않다. 오히려 친근감과 신선함이 느껴졌다.

신형 어코드는 전장 4945mm, 전폭 1845mm, 전고 1475mm, 휠베이스 2800mm로 기존 어코드에 비해 전장은 80mm, 전폭 25mm, 전고 20mm, 휠베이스 60mm가 커졌다. 또한 이전 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이 3.2%가 증가했고 앞좌석 탑승자의 힙 포인트 간의 거리가 40mm증가됐다. 특히 실내 높이는 전고의 증가보다 높은 33mm가 늘어났다. 이는 탑승자의 공간 편의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엔진과 연료 탱크의 위치를 18mm 낮춘 저중심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석은 전동으로 시트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어코드의 장점이다. 키가 큰 사람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으며 반대로 키 작은 사람도 시트 높이를 높여서 전방 시야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처음 받았을 때 크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키면 어코드의 중후함이 느껴진다.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고 가볍지 않게 차가 나간다. 그렇다고 가속도에서 무거움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묵직함 속에서 우직하게 힘을 받아 충분한 가속을 하는데 결코 어려움이 없다. 최고 출력 275마력의 어코드 3.5는 언덕길은 물론 가속에서 다른 차들을 어렵지 않게 제치고 나아갔다. 약간 굽은 길을 달릴 때도 몸 쏠림 현상이 적었다.

센터페시아(오디오가 있는 중앙 부분)엔 ‘실버 메탈릭 패널’이 적용돼 고급스럽고 쾌적한 느낌이다. 커다란 사이드미러도 맘에 들었다. 마치 SUV차량의 사이드미러 같이 듬직한 사이드미러는 운전석에 앉아서 후방 시야를 확 트이게 만들어 준다.

넓직한 트렁크 공간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어코드는 뒷좌석을 완전히 접어 트렁크의 연결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실수로 인해 트렁크에 갇히게 됐을 때 안전장치를 겸할 수 있는 뒷좌석 오픈 스위치를 당기면 보다 넓은 화물적재 공간이 마련된다.


◆기름값을 아껴주는 ‘똑똑한’ VCM 시스템

어코드를 타고 한참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계기판에 녹색 등 하나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못 봤나 해서 속도를 다소 줄였다. 잘 못 본 것이 아니었다. ‘시승을 위해 빌린 차를 망가트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하지만 곧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깨달았다. 신형 어코드의 ‘똑똑한’ 기능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계기판에 들어온 녹색 등은 ‘에코(ECO)’로 V6엔진의 6개 실린더 중 3개를 끄고 있다는 신호다. 신형 어코드에는 혼다의 독자적인 차세대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인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VCM 시스템은 6기통의 고출력, 고배기량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정속 주행이나 완만한 가속 시와 같이 큰 출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경우에는 3기통, 4기통으로 작동하여 엔진의 효율을 높여 배출가스 저감과 연비 향상을 도모한다.

이러한 VCM 기술은 혼다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기술이다. 즉 정차나 급가속이나 감속 때에는 6기통 실린더를 모두 사용하고 정속주행 때는 3기통, 완만한 가속 때는 4기통만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 7세대 모델보다 엔진 배기량(3.0리터→3.5리터)이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9.8㎞/ℓ(7세대 모델 9.4㎞/ℓ)로 오히려 더 좋아졌다. 또한 환경부가 선정하는 ‘저공해자동차 3종’ 인증을 받은 친환경차량이다.

또한 신형 어코드 3.5 모델에는 보다 쾌적한 주행을 위해 엔진 진동을 프런트와 리어의 엔진 마운트 액츄에이터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제어하는 ACM(Active Control Engine Mount)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이미 레전드에도 적용된 바 있는 ANC(Active Noise Cancellation) 시스템도 적용되었다. 이 시스템은 실내로 유입되는 부밍(Booming) 소음을 모니터링해 실시간으로 이와 위상이 반대되는 소리를 오디오스피커를 통해 내보내 소음을 상쇄시켜 정숙성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국산차와도 비교 가능한 가격 경쟁력

신형 어코드는 단일 옵션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2.4, 3.5 모델 모두 조수석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선루프, 전자제어식 5단 변속기, 6CD 체인저 오디오가 기본 품목이다. 방향지시등 일체형 사이드미러, HID 헤드램프, 레인센서, VSA(Vehicle Stability Assist System : 차체 자세 제어 장치)는 3.5 모델에만 적용됐다.

신형 어코드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기존 어코드에 비해 성능이 높아졌지만 가격은 부가세 포함 3.5리터 모델이 3940만원, 2.4 모델은 3490만원으로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동급 모델을 놓고 비교해 보면 수입차 뿐만 아니라 국산차와도 충분히 경쟁할 만한 가격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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