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안전한 한국형 ELS

황재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이사  | 2008.05.06 08:24

[씨티그룹과 함께 떠나는 파생상품 여행] -<2> 주가연계증권(ELS)

'00증권은 00일부터 00일까지 "00 ELS 1호" 주가연계증권을 판매한다. 00 ELS 1호 '는 삼성전자 , 현대중공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상품으로 최장만기 2년이다. 매 6개월 마다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면 연 15%의 수익이 지급된다.

상환조건은 3개월마다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85%(6개월), 80%(12개월), 75%(18개월), 70%(18개월) 이상일 경우 조기 상환된다.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도 기초자산 가격이 6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원금과 연 15%의 수익을 지급한다.'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위와 같은 상품출시에 대한 기사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는 거래하는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서 이와 같은 상품에 대한 소개 자료를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바로 2003년 도입된후 2007년말 현재 26조원 규모로 성장한 ELS(주가연계증권)의 대표적인 상품구조이다. 현재 한국에서 발행되는 ELS 중 대부분이 이 구조를 갖고 있다. 전문적인 용어로 하면, '스텝다운형 오토콜 상품'이라고 불리우는데 전세계 국가 중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아 '한국형 ELS 상품'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무방하다.

이 한국형 ELS 상품에 주요 금융기관, 연기금, 법인,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이제는 일반 개인들까지 투자하고 있다. 최근 월별 ELS 의 판매액은 2-3조원 수준이고, 이는 주식형 일반펀드 규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과연, 한국에서 크게 성공한 한국형 ELS 상품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치를 제공하길래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까 ?

◆ 한국형 ELS의 성공비결 - 특정 범위내에서 하락해도 수익 가능

한국형 ELS의 가장 큰 특징은 우상향 직선으로 되어 있는 주식투자의 수익구조를 미리 정해진 쿠폰(수익률)을 지급하는 채권 투자의 수익구조로 바꾸었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선택한 주식에 대한 일정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채권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의 쿠폰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의 만기는 1년 - 3년 수준이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두어 투자자들이 투자수익을 조기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에서 언급한 상품의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예시된 상품은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ELS 상품과 구조 면에서는 동일하다.

상품의 수익을 결정하는 가장 첫번째 요소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이다. 위의 예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이 언급되었는데 실제로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한국주식, 코스피200 지수, 아시아 각국 주요지수 등이 모두 사용될 수 있고, 주로 2개의 기초자산이 선택된다.

투자자가 상품에 투자한 이후 첫번째 6개월이 경과했을때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의 주식가격이 모두 투자한 날의 가격보다 85% 이상일 경우 투자자는 정해진 7.5% (연환산 수익률 15%) 의 쿠폰과 투자원금을 지급받게 된다.


하지만, 첫번째 관찰일에 한 개의 주식가격이라도 85% 수준 이하일 경우 관찰일은 다음 6개월 이후로 연장된다. 조기상환조건이 되는 수준은 만기까지 순차적으로 낮아져 조기상환의 확률을 높이게 된다. 만기일인 마지막 관찰일에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이 모두 70% 이상을 기록하지 않더라도, 만약 두 개의 주식가격이 정해진 수준 60%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투자자는 역시 원금과 정해진 연수익률 15% (만기가 2년일 경우 30%)를 지급받게 된다.

종합해서 정리하면, 가입일부터 만기까지 선택한 두개의 주식인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의 가격이 하나라도 60%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연환산수익 15%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만기까지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주식 중 하나라도 60% 이하 수준으로 하락하는 결과가 발생하고, 만기일 70%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원금손실의 수준은 만기일 두 주식 중 높은 손실을 기록한 수준에 따르게 된다.

◆ 고수익 ELS, 기초자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상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일반투자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상품의 수익률을 의미하는 쿠폰일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ELS의 쿠폰수준은 연 10% - 30% 수준으로 매우 다양하다.

투자자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쿠폰의 수준이 감내해야 하는 위험과 비례한다는 점이다. 정해진 쿠폰 수준이 높다면 이 상품이 원금손실을 기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투자의 수익률이 되는 쿠폰수준은 상품의 기초주식이 현재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수록, 원금 보장의 기준점을 낮추어 원금보장 확률을 높여줄수록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무조건 쿠폰이 높다고 해서 상품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대상주식의 주가전망에 대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시장이 판단한 대상주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장이 판단하는 것과는 달리 대상 주식의 전망에 대한 투자자의 확신이 있다면, 대상자산에 대한 예측이 적중할 경우 그만큼의 높은 쿠폰의 보상이 주어지게 된다. 하지만, 주식에 대한 판단이 확실치 않다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쿠폰이라고 해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대상자산과 보수적인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형 ELS의 주식전망은 대상주식이 상승할 것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40% - 50% 이상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판단된다. 보다 안전한 주식투자나 펀드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본인의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한국형 ELS는 좋은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지금 난리났다" 울면서 신고한 편의점 직원…그곳으로 못 돌아갔다
  2. 2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3. 3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알바생 수차례 성폭력한 편의점주
  4. 4 허웅 "두 번째 임신, 내 아이 맞나 의심됐다"…직접 나서 눈물의 해명
  5. 5 "젊은 의사들 월급 많다" 직격한 의대 교수…해외 의사 수입 제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