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20달러 시대, '물가↑소비↓' 불안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5.06 07:56

약달러, 산유국 불안, 친디아 수요 등이 원인

-휘발유, 경유 등 동반상승 불가피

국제 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 선물은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65달러(3.13%) 오른 119.96달러로 마감했다. WTI 6월물은 장중 120.36달러까치 치솟았다. 유가가 12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의 유가 급등세는 추가적인 휘발유, 디젤유, 경유 등의 가격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 등의 가격 상승은 신용시장 불안과 고용 위축,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상처 입은 소비를 한층 더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약달러+지정학정 불안

지난 1년간 유가를 62달러선에서 120달러선까지 2배 가까이 밀어올린 힘이 이번 유가 급등 뒤에도 자리잡고 있었다. 달러는 유로, 엔 등 주요 통화를 상대로 약세를 보였고,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에선 정정 불안 소식이 이어졌다.

강세를 보이던 미 달러화는 사흘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유로 환율은 오후 3시 52분 현재 0.45% 오른 1.549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57% 내린 104.81엔을 기록,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라크에선 미국 시설물을 상대로 한 쿠르드반군의 자살 테러 위협이 전해졌다. 나이지리아에선 반군의 습격을 받은 로열더치쉘 조인트벤처 정유시설이 가동 중단을 알렸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가, 소비 위축 재촉한다


전미자동차협회(AAA)와 유가정보서비스(OPIS)에 따르면 이날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1.1센트 떨어진 갤런당 3.611달러를 기록했다. 1일 사상 최고인 갤런당 3.623달러를 찍었던 휘발유 가격은 이로써 오름세를 잠시 늦췄다.

하지만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휘발유 가격의 상승 압박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AAA의 대변인 트로이 그린은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원유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경우,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75선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62달러에서 120달러로 원유 선물 가격이 약 94% 뛰는 동안 휘발유 가격은 19% 올랐다. 약간의 시간차가 존재하긴 휘발유 가격은 원유 선물의 가격 추이를 따라 움직인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사회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연료비와 상품가격, 서비스 등의 가격도 동반 상승한다.

1일 최고치인 갤런당 4.251달러를 기록했던 미국 디젤유 평균 가격은 이날 4.239달러로 내려섰다. 하지만 디젤유 가격 역시 원유 가격에 준동한다. 디젤유 가격도 곧 상승 움직임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트럭, 기차, 선박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디젤유의 가격 상승은 전세계적인 식품 가격 고공 행진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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