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선생, 노년에 '토지' 한편 더 쓰신 것"

조철희 기자 | 2008.05.05 17:41
'한국현대문학의 산맥' 소설가 박경리씨가 5일 오후 향년 82세로 타계했다. 안타깝게 그를 떠나보낸 사람들에게는 '당당하고 자상하신 박경리 선생'의 모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토지문화관 인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재직하며 고인을 가까이했던 정현기 세종대 초빙교수는 5일 오후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고인의 당당하고 자상했던 생전 모습을 회상했다.

정 교수는 "고인께서 노년에 원주 토지문화관에 계시면서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키운 채소들로 반찬도 해주시는 등 너무나도 자상하셨다"며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항상 가슴 아파하셨고 후배작가들도 정말 잘 챙겨주셨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그런 박씨의 노년을 떠올리며 "선생께선 인생 말미에 '토지' 한편을 더 쓰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말년 거주하던 토지문화관의 관리인 김기득씨(70) 역시 "고인은 자상하시면서도 매사 빈틈없으셨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지난달 4일에 마지막으로 뵈었다"면서 "얼굴도 못뵈고 떠나보내게 돼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정 교수는 또 박씨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박씨는 거대한 산맥"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타계 소식을 접한 수많은 독자들과 네티즌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박경리의 '토지'는 시간이 지나도 한국문학의 굳건한 뿌리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작가 박경리가 여전히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썼던 또한편의 '토지'를 다시 많은 사람들이 펼쳐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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