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문화관 인근 연세대 원주캠퍼스에 재직하며 고인을 가까이했던 정현기 세종대 초빙교수는 5일 오후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고인의 당당하고 자상했던 생전 모습을 회상했다.
정 교수는 "고인께서 노년에 원주 토지문화관에 계시면서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키운 채소들로 반찬도 해주시는 등 너무나도 자상하셨다"며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항상 가슴 아파하셨고 후배작가들도 정말 잘 챙겨주셨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그런 박씨의 노년을 떠올리며 "선생께선 인생 말미에 '토지' 한편을 더 쓰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말년 거주하던 토지문화관의 관리인 김기득씨(70) 역시 "고인은 자상하시면서도 매사 빈틈없으셨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지난달 4일에 마지막으로 뵈었다"면서 "얼굴도 못뵈고 떠나보내게 돼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정 교수는 또 박씨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해 "한국현대문학사에서 박씨는 거대한 산맥"이라고 말했다.
박씨의 타계 소식을 접한 수많은 독자들과 네티즌들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박경리의 '토지'는 시간이 지나도 한국문학의 굳건한 뿌리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작가 박경리가 여전히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썼던 또한편의 '토지'를 다시 많은 사람들이 펼쳐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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