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암백신시장, 다국적 제약사 눈독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8.05.06 09:50

대규모 계약 연이어 성사..국내는 아직 걸음마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암백신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화이자가 암백신 개발 바이오벤처와 4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계약을 맺는 등 계약조건도 좋아지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다르면 화이자는 지난달 미국의 바이오벤처 아밴트와 뇌종양 치료용 암백신 후보물질 'CDX-110'(임상2상)을 기술도입(라이선싱인)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선급금 4000만 달러에 1000만달러를 지분투자하는 조건으로 향후 마일스톤비(개발단계에 따른 추가 기술료)까지 포함하면 최대 4억4000만달러를 지급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암백신이란 암세포 표면의 암항원을 인식, 환자 몸속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백신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업화에 성공한 암백신은 암을 예방하는 백신이 전부다. 암예방 백신 시장은 지난 2007년 다국적 제약사인 MSD와 GSK가 각각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를 내놓으며 시장을 열었다.

'가다실'은 출시 첫해인 2006년 전세계에서 2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2011년에는 매출액 30억달러를 넘는 블럭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될 정도로 인기다. '가다실' 보다 한발 늦게 출시된 '서바릭스'가 전세계 시장을 두고 '가다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용 암백신은 모두 임상시험 단계로 상업화 이전이다. 업계는 치료용 암백신은 이르면 2010년경 첫 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을 이용한 암치료는 기존 암치료 방법인 화학치료, 외과적 수술, 방사선 치료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다국적 제약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7년 기준 전세계 암환자의 숫자는 1200만명. 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9년경 825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을 일부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다면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다.

암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대규모 계약이 맺어진 것은 지난 3월 사노피아벤티스가 영국 옥스포트바이오메티카의 신장암 치료용 암백신 '트로백스'(Trovax, 임상3상)를 총 6억9000만달러에 들어오기로 한 것이 시초다.


당시 사노피아벤티스는 계약금으로 3900만달러를 주고 현재 진행중인 임상 진척도에 따라 마일스톤비 등으로 총 2500만달러를 지급키로 했다. 이 후보물질에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되거나 할 경우를 포함, 상품화시 최대 6억9000만달러까지 지급하는 조건이다.

지난 4월 일본의 다케다가 미국의 셀제네시스와 전립선암 치료용 암백신 '지박스'(GVAX,임상 3상단계)을 3억2000만 달러에 들여오기로 한 계약조건도 파격적이다. 다케다는 셀제네시스에서 '지박스'의 미국, 유럽, 일본 독점권을 가져오고 대신 선수금 5000만달러와 2억700만달러의 마일스톤비를 주기로 했다. 더구나 계약체결 이후의 임상비용과 개발비 등을 다케다가 부담하며 셀제네시스는 치료제의 전세계 생산권과 공급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화이자 등과 바이오벤처의 계약이 단순히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 짝짓기를 넘어 향후 암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암백신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암백신 시장은 첫 치료용 백신이 시장에 나온뒤 본격적으로 성장, 2012년에는 84억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 기간 동안 8개의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의 경우 암항원을 통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이 아닌 면역세포를 증식해 환자에 주입하는 방식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크레아젠과 이노셀, 이노메디시스, 엔케이바이오 등이 면역세포를 이용한 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국내에서는 바이로메드(전임상 완료)와 바이로메드는 DNA에 암항원을 주입해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했고 대웅제약은 아데노바이러스에 릴렉신 유전자를 주입했다. 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면역세포치료제 이외에 독자적인 암항원 개발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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