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회땐 자산의 75% '질러야'"-버핏

오마하(미 네브래스카주)김준형 특파원 | 2008.05.04 08:37

[버크셔 주총]마라톤 주주 대화 일문일답-①<투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3일(현지시간)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들과 6시간에 걸친 마라톤 대화를 가졌다.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퀘스트센터에서 열린 이날 주총에서 버핏회장은 3만1000명의 주주들을 상대로 일문 일답 형식을 통해 자신의 투자경험과 철학, 인생관을 들려줬다.
찰스 멍거 부회장과 함께 진행한 주주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을 소개한다.

-많지 않은 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큰 돈과 작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좀 다르다. (작은 돈에는) 주식 채권 해외주식 등 수천가지 가능성이 널려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몇 년전 매우 좋은 투자기회를 발견했음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지 못했다. 대개 작은 주식들에 더 큰 기회가 있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30대 젊은이라면 1백만달러를 어디에다 투자하겠는가

↑자신의 대형 초상화 앞에서 주주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는 워런 버핏
[오마하=김준형 특파원]
▶뱅가드가 운용하는 펀드처럼 수수료가 작고 유능한 매니저가 있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겠다.
물론 증권사 직원중에는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많지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위험하다. 유능한 투자 전문가가 아니라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게 맞다.

(*뱅가드그룹은 캐피탈그룹,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와 더불어 세계 3대 자산운용회사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인덱스펀드를 포함한 인덱스펀드가 유명하다.)

-일반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투자원칙은?

▶내 재산의 75%를 한 곳에 투자하고 싶은 강한 확신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특별한 기회가 보이면 재산의 75%를 투자하는게 맞다. 단 재산의 500%를 투자하지는 말라(빌려서 하지는 말라).
(멍거 부회장)분산투자는 프로가 아닌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에 해당되는 말이다.
(버핏)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 괜찮다. 그걸 인정하면 배울수 있고 기회를 찾을수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던)한국이나 중국에 투자하는 것 같은 중요한 결단을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내릴수 있나

▶5분내에 결정을 내릴수 없다면, 5개월 뒤에도 결정을 내릴수 없다. 시간은 써야 할 곳에 쓰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금융시장 혼란기에 어떻게 투자기회를 잡을수 있나

▶채권 시장 혼란과 같은 상황은 동시에 큰 기회를 가져다준다. 1998년 '롱텀 캐피털' 위기에서 보듯 큰 기회는 대대적인 위기때 나타난다. 이때가 많은 돈을 벌수 있는 기회이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끈질기게 파고들면 큰 기회를 잡을수 있다.
(멍거)그런 기회는 1주일에 한번 시냇물에서 작살로 잡을 수 있는 큰 물고기가 지나가는것처럼 드물고도 짧다.
↑워런 버핏 회장이 자회사 가이코의 마스코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오마하=김준형 특파원]

-앞으로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그건 찰리(멍거 부회장의 애칭)와 나의 분야가 아니다. 우리는 수천개의 기업을 보고 있으며 가끔씩 그중에 한 개의 가격이 매우 싸보일 뿐이다.

-상장 주식을 살 때 (좀 더 싼 값에 사기 위해)주식 옵션을 활용하는가
▶사고자 하는 주식이 있으면 그냥 산다. 물론 콜옵션을 산다면 가격을 낮출 확률이 80%는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 때 옵션을 활용하지 않는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벤자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s)'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같다.
나와 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은 이 책에 다 담겨 있다고 할수 있다. 그레이엄의 말을 따르면 실수할 일이 별로 없다.

-투자와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사람은
▶가장 큰 영향은 당연히 아버지였고, 그 다음이 벤자민 그레이엄, 데이비드 도드이다. 부모는 말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으로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스승이다.
(*벤자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는 주식투자 이론의 선구자로 1934년과 1949년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과 '현명한 투자자'를 공동저술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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