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3일 권철현 주일대사가 지난달 18일 도쿄에서 한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이명박이 사실상 독도를 포기한 것 아니냐"고 분노했다.
당시에도 일부 논란이 됐으나 여권은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의 연장선으로 해석해달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 문제는 최근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민심의 반발과 맞물려 보름 가량이 지나서 새삼 '이슈'가 됐다.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는 '이명박 독도'와 같은 관련 키워드가 자리잡았고 "독도를 이미 일본에 팔아 넘겼다"는 식의 괴소문이 급속히 유포되고 있다. 어떤 네티즌들은 "어린 학생들 사이에는 며칠 전부터 이런 소문이 쫙 돌았다"고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 특강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생각하니 좀 끔찍하다"고 한 발언을 들며 '노무현 예언'이 맞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 전대통령이 2005년 독도 문제에 강경한 발언을 했던 것도 부각시켰다.
반면 이 대통령에겐 지난 21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키히토 일왕에게 고개를 많이 숙여 인사했다고 지적하며 "친일적이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 문제를 계기로 형성된 '반MB'정서가 '친일', '독도문제'처럼 한국인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까지 옮아가는 양상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여론기류가 단순한 '정책반대'차원이 아닌 'MB반대'차원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청와대가 안티 카페 등을 '관리'한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성난 민심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여러 네티즌들이 "내가 올린 게시물(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이 삭제 당했다"며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정책반대시위연대' 카페지기를 맡고 있는 박지원씨는 "게시판 글이 없어지고 시위관련 게시물이 삭제 당하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 측은 "인터넷 상에 떠도는 독도를 팔아넘겼다는 등 어처구니 없는 소문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자체적으로 조사 중이다"며 "현재는 (쇠고기 문제 등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토론하는 장이 형성되고 있지 않다. 국민들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차분하게 논리적 대응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의 게시물을 삭제할 권한은 갖고 있지도 않다"며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방하는 것에 대해 실태파악을 할 뿐인데 (일부 네티즌들이) '관리' 운운하는 것은 100%괴담"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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