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금리인하 우세 "정부가 원하니까"

더벨 황은재 기자 | 2008.05.06 07:51

전문가 60% "이달 인하"..일부 "금리인하는 잘못된 선택"

이 기사는 05월05일(17: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물가때문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이후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80%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60%만이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동결 가능성을 크게 본 것이다.

6일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the bell이 금융회사의 채권 및 경제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은 9명, 현 수준인 5.00%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은 6명으로 집계됐다.

인하를 예상한 전문가들이 내놓은 가장 큰 근거는 경기 둔화다. 물가는 하반기에 안정될 것이지만 경기는 이제 둔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통한 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결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필요할만큼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금리를 내리더라도 1~2회에 그칠 것이며 기조적인 인하사이클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경기부양에 대한 새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금리인하 압박을 금통위가 수용할 것이란 판단이 전문가들의 전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

ⓒthe bell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장둔화와 물가상승이 상충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경기둔화가 내수 부진에 기인하는 만큼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혁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상승과 경기둔화 위험이 공존하고 있지만 하반기만을 놓고 보면 경기둔화 위험이 크다"며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하락했고 우리는 이제 4개월째 하락한 시점이라 미국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된다고 해도 (한은 금리인하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금리인하는 정부의 중요한 정책 관점중 하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감내할 수 있는 금리인하 폭은 2회 정도"라며 "중기적 사이클로 정책금리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 부담이 상존하지만 이미 정책당국이 경기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기조를 바꾼만큼 통화정책은 완화(금리인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금리인하의 모든 논리가 한국은행보다는 정부측 논리에 가깝다"며 "소비자물가와 3~4월 소비 속보치는 한국은행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반감시키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내릴 정도로 경기 나쁘지 않다".."인하한다면 잘못된 선택"

금리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그 정도가 금리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경기의 조기회복 가능성이 엿보이는 시점이라며 금리를 인하한다면 한국은행의 '실수'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향후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마지못해 한두번 내리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는 금리인하를 노린 과도한 채권금리 하락에 주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 광공업생산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 상승, 수출 출하의 호조세 지속, 소매판패의 증가율 확대, 국내 기계수주는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개선세 등 경기를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물가안정 없는 금리인하의 무용론을 펼쳤다.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과 금리인항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고려할 때 언제든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물가안정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정책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정책과 더불어 통화정책까지 물가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부담을 떨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금통위는 금리를 내리더라도 좀 더 시간을 끌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의 고성장 강박증이 외환시장 개입을 넘어 통화정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연내 동결될 것이란 기존 전망을 1~2회 인하로 수정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는 명백히 잘못된 선택이라는 판단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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