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M&A]메리츠vs한화, 득실은?

더벨 최명용 기자 | 2008.05.06 10:58

메리츠 '120억 평가익ㆍ합병시너지' VS 한화 '203억 평가손ㆍM&A 방어'

이 기사는 05월02일(16:2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M&A를 선언한지 보름이 지났다. 지난달 16일 오후 메리츠종금이 제일화재 지분을 4.21% 인수했다는 공시를 시작으로 제일화재 M&A 전은 막이 올랐다.

이후 보름여간 대주주 지분 매각 요구, 한화그룹의 백기사 선언, 제일화재 대주주와 메리츠간 지분매각 협상, 제일화재 대주주의 의결권 파킹 등 반전을 거듭했다.

제일화재 M&A는 이제 한화와 메리츠간 지분 경쟁만 남은 상태다.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의장이 자신의 지분을 한화건설에 파킹하면서 제일화재 M&A의 앞날은 한화와 메리츠 두 그룹의 손으로 넘어갔다.

후반전을 앞두고 한화와 메리츠간 득실을 따져보면 메리츠의 우세가 엿보인다. 현 수준의 평가익이나 향후 기회 비용 등을 기준으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비용외적 요인에선 한화의 파괴력이 막강해 보인다. 앞으로 그 힘이 어떻게 발휘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 메리츠화재 매입단가 1만원 =제일화재 주식을 투자이익 관점에서 보면 승자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월부터 제일화재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 8월 3만주를 시작으로 12월까지 107만주를 매집했다. 올들어 메리츠종금, 한일레져, 한국종합기술등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 매입을 했다.

제일화재 주가는 지난해 8월 1만원 선에 거래되다가 10월경 1만365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들어선 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에 메리츠측의 지분을 사들였다. 메리츠 각 계열사들은 7400원부터 1만3000원 대에 제일화재 주식을 매집했다. 현재 확보한 306만주의 평균 단가는 주당 1만원이다.

한화는 제일화재 M&A가 촉발된 4월 중순 이후 지분매입에 나섰다. 한화건설을 비롯해 10개 계열사가 각각 26만5000주)(0.99%)씩을 매입했고,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 의장이 기존 지분 외에 79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김 의장과 한화 계열사들은 제일화재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주식을 매입했다. 적대적 M&A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무조건 '매수'를 불렀다. 인수단가는 주당 1만7000원부터 2만1950원, 344만주 추가 매입분의 평균 단가는 1만9860원이다.

2일 제일화재 주가는 1만3950원에 마감했다. 현 수준에서 보면 메리츠화재는 12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고, 한화그룹은 203억원의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

◇M&A명분은 누구에게=제일화재 M&A의 화두는 메리츠가 던졌다.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와 합병을 통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경제적 명분이다.

메리츠는 제일화재와 합병할 경우 2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지난 회계연도 메리츠화재의 원수보험료(매출)는 2조5000억원 수준이고, 제일화재는 1조850억원이다. 이를 더할 경우 업계 4위인 LIG화재(매출 4.2조)를 바짝 뒤쫓게 된다. 온라인자동차보험 부문의 시너지도 장점이다.


한화는 혈연이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 의장과 남매지간이다.

한국적 현실로 볼 때 여전히 적대적 M&A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적대적으로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각이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입장에서는 '누나 회사를 남에게 주지 않겠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경제 논리 vs 비경제 논리=메리츠는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씨에게 주당 3만원에 지분을 사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같은 프리미엄의 원천은 현재 보유한 지분의 낮은 매입단가 덕이다. 시너지 효과도 좋고, 김영혜 의장 개인에게도 매력적인 제안이다.

반면 한화는 이같은 프리미엄을 줄 의지도, 여력도 없어 보인다. 혈연과 자존심의 문제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8조원~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메가 딜이다. 그룹의 체질을 개선시킬 대형 M&A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한화석화 등 계열사를 통해 대규모 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칫 제일화재 M&A에 너무 많은 힘을 쏟으면 본게임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경제논리를 앞세운 메리츠가 이길 지, 한화와 김승연 회장의 자존심이 이길지, 마지막 라운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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