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복당 장기화···대답없는 李대통령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5.02 15:14

李대통령-강재섭 회동 복당논의 안돼...친박측 "모든 가능성 열려있어"

- 여권 주류 복당 논의 진전없어
- 朴 복당 요구에 李대통령 '침묵'
- 朴 전대 출마론에 탈당 가능성까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지도부에 요청한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일절 논의되지 않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겨우 '공론화' 단계로 진화하긴 했지만 이후 뚜렷한 상황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며 사실상 '복당 불가' 입장을 밝힌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기류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듯 보였던 2일 이명박 대통령과 강 대표의 두 번째 정례회동에서도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친박 복당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박 전 대표가 올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박 전 대표가 '탈당'이란 '마지막 수'를 꺼낼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복당 논의 여부에 대해 "일절 없었다. 지난 번 회동에서도 당에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도 "정무와 관련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강 대표는 이날 약 20분 동안 청와대와 당 참모들을 물린 채 독대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친박 복당에 대한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변인은 "강 대표가 독대를 끝내고 나오면서 '별 말 없었다'고 말하시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5월 임시국회의 이슈와 당내 주요 정치적 현안에 대해 당에서 잘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복당 문제 등에 대해 강 대표에게 일임했던 기존 입장을 원칙적인 수준에서 재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복당 요구 이면에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주문하는 속내가 담겨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의 '외면'이 계속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심 '결과물'을 기대했던 박 전 대표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 무시 전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강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 강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는 말들이 나왔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론, 탈당론까지 거론된다. 한 측근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쪽에서 복당 논의 자체를 꺼리는 것은 당 화합 대신 파국을 택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출마 및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 없고 사견이지만 모종의 액션이 필요한 상황에 박 전 대표가 놓일 수 있다"며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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