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괴담' 오해와 진실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05.02 12:15

정부, "과학적 근거 없는 낭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온 나라가 '광우병 괴담'으로 들끓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광우병 관련 주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MBC 시사프로그램인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을 방영한 것 기폭제가 됐다.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됐고 급기야 포털사이트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탄핵 서명 운동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며칠 사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며 50만명을 넘어섰고 온라인 반경을 넘어 오프라인 촛불집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 말겠지…"라고 다소 느긋하게 판단했던 정부는 파문이 예상 밖으로 커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진화 작업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의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선동에 불과하다"고 반박에 나섰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광우병 괴담'의 오해와 진실을 정부측 해명을 섞어 문답식으로 추려본다.

-한국인은 인간 광우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미국인보다 크다는데
▶쇠고기 안전성이 확보되면 의학적으로 인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사람과 소 사이에는 종간 장벽이 존재해 사람이 광우병에 감염되려면 소에게 감염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섭취해야 한다. 일부 일리는 있지만 너무 한쪽 측면을 과장한 것이라는게 정부의 견해다.

-수혈을 통해서도 인간 광우병이 전염된다?
▶직접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가지고 연구한 것이 아니라 햄스터나 실험용 쥐를 이용한 결과 수혈을 통해서도 광우병이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는 이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의 혈액, 골수, 근육 등에서 광우병 병원체가 공식적으로 발견되지도 않았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소의 혈액, 골수, 근육 등으로 만든 화장품 등을 사용한다고 광우병에 감염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광우병은 쇠고기를 섭취해서만 전염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광우병은 섭취를 통해서만 걸릴 수 있어 소 일부를 원료로 만든 생리대와 화장품을 통해 전염된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말했다.

-30개월 이상된 소의 뼈까지 수입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다. 이미 세계 96개국에서 30개월 이상된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30개월 이하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했으나 이달 중순부터는 연령에 상관 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


또 30개월 이상 소의 경우 뇌·척수를 제외한 SRM을 소의 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은 뇌·척수를 동물성 사료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1년 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내 시민단체에서는 동물성 사료에 대한 기준이 너무 약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1년후 시행하는데 그 동안 광우병 발생 우려는
▶우리나라 국민이 최소 1년간은 현재 방식의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를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에서 97년 이후 죽은 소를 이용한 사료를 소에게 먹이지 않도록 하는 사료금지 조치를 실시한 이후 광우병 발생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조치로도 광우병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 검역이 너무 소홀하다는데..
▶우리나라의 검역조건이 이들 나라에 비해 느슨한 것은 맞다. 유럽연합(EU)는 12개월 이상 소의 두개골, 척수, 편도, 내장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무조건 폐기토록 정했다. 일본은 모든 연령의 소에서 나오는 SRM을 모두 제거, 소각토록 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SRM을 제거할 경우는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30개월 이상 소에 대해서 뇌와 척수만 사용금지토록 한 이유는 무엇?
▶광우병 원인체인 변형 프리온이 가장 높은 농도로 축적되는 부위가 뇌(64.1%)와 척수(25.6%)다. 두 부분을 제거하면 SRM의 90% 가까이 제거되기 때문에 미국측 조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쇠고기가 다르다?
▶그렇지 않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제시한 동일한 기준에 의해 도축된 쇠고기를 미국인에게도 공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에 200만명의 교포가 살고 있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여행을 떠나고 있는데 이들은 안전하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미국산 쇠고기나 뼈로 된 곰탕이나 설렁탕을 먹은 경우도 안전한가
▶머리뼈와 등뼈만 SRM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기타 뼈는 별도 제한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는 "광우병 감염소가 도축될 가능성이 낮고 도축돼도 SRM을 제거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뼈를 우려낸 육수를 요리에 사용한다는 점도 정부는 내세우고 있다.

-저가의 질 나쁜 쇠고기가 학교 급식이나 군 급식으로 공급된다는데.
▶아무래도 한우에 비해서는 저가이기 때문에 급식용으로 공급될 가능성은 크다. 미국이 품질이 낮은 쇠고기만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떨어진다. 정부는 "수입 중단 전 실제 수입된 미국산은 주로 구이용이었고,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상급 품질의 쇠고기가 수입됐다"고 밝혔다.

-월령표시 없는 등뼈나 SRM인 뇌.눈.머리뼈 등이 포함된 소머리가 수입되면 위험성이 커진다는데
▶30개월 이상 소의 등뼈는 도축 과정에서 파란 색소로 표시돼 실수로 제거되지 않아도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또 볼과 혀를 제외한 머리부위는 상업적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정부는 검역 과정에서 월령 확인이 불가능한 부위가 발견되면 전량 반송할 계획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