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집단 의사결정'의 한계

더벨 김민열 기자 | 2008.05.06 07:20

[대우조선M&A]⑬GS "이번엔 다르다"..허회장 리더십 주목

이 기사는 05월02일(13: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인천정유, 현대오일뱅크, 하이마트 등 GS그룹은 도전장을 낸 인수합병(M&A) 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M&A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GS그룹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찾고 있다. M&A 거래의 속성상 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오너가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협의와 설득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허씨 가문의 '집단의사결정' 체제가 약점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004년 7월 LG에서 에너지와 유통업에 대한 출자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된 GS홀딩스는 허창수 회장을 비롯해 51명의 공동주주가 45.86%를 보유하고 있다. 허창수 GS홀딩스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4.86%에 불과하다.
지난해말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GS가 500억원 많은 2조원을 제시하고도 유진그룹에 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집단은 선종구 하이마트에 대표에 대한 고용보장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 회장이 모든 사업에 대해 위임권을 받아 이사회를 컨트롤 하고 있지만 그룹의 '어르신'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GS칼텍스를 완벽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GS그룹이 M&A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GS칼텍스 때문이라는 말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소문이다.

자산가치와 배당수입의 80%이상을 GS칼텍스에 의지하고 있지만 계열분리 전부터 출범한 합작회사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신규 투자 결정에 있어 번번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지난 2005년8월 인천정유의 유력한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GS칼텍스가 돌연 인수의사를 접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인천정유에 들어가야 될 1조원이 넘는 고도화 설비 추가 투자에 대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쉐브론 홀딩스 40%, 쉐브론 글로벌 에너지 10%)를 설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말 현대오일뱅크 본 입찰을 앞두고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사업파트너인 미국 쉐브론(Chevron)으로 출국한 것만 봐도 중대사안에 대해 쉐브론을 제쳐두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GS홀딩스측은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만은 다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GS그룹의 성장동력을 DSME에 걸고 있는 만큼 2년전부터 허 회장이 최종 가격 결정에 대한 허씨 가문의 위임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공동 출자를 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GS칼텍스가 아닌 GS홀딩스가 직접 인수주체로 나선 것도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근거다. 쉐브론과 반드시 합의를 할 필요가 없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결국 허창수 회장이 리더십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대우조선해양의 승패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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