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신용위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5.02 09:04

지금은 자산 매각보다 오히려 투자 늘려야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부실 기업에 대한 '벌처 투자'로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는 월버 로스(69)는 "신용위기가 끝났다고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로스는 2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신용위기가 끝났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끝났다고 밝히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는 침체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도 지적했다.

로스는 예일대학교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76년 로스차일드에 합류했다. 이후 20년간 금융 구조조정 전문가로써 명성을 쌓고 2000년 WL 로스&코를 설립했다.

로스는 지난해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다른 사람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왕성한 투자를 벌여왔다.

그는 모기지 업체를 인수했고 버뮤다 소재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에 1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리처드 브랜슨과 합작으로 영국 모기지 업체인 노던록을 인수하려 시도했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다음은 윌버 로스와의 일문 일답

- 신용위기의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는가?
▶ 그렇게 대답하고 싶지만 아직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도율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견해들이 나오고 잇지만 아직까지 분명한 사실은 모기지 부도율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인가?
▶ 미국은 침체에 빠졌다. 더 나아가 나는 현재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속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했나?
▶ 맞다. 유가를 봐도 스태그플레이션임을 알 수 있다. 유가는 거의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인들은 시간당 1억달러를 더 많이 지출해야만 한다. 이는 미국인들이 매일 기름을 쓰는데 24억달러의 비용을 더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식품 가격 급등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결국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소비를 줄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 사실 중기적으로 좋은 것들이 아닌가? 미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소비를 해왔다.
▶ 오히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번 위기는 미국인들을 가상의 세계에서 실질적인 세계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금융부문에서 추가 상각이 더 발생할 것으로 보는가?
▶ 추가 자산 상각은 물론 부족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신주발행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 금융부문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가?
▶ 미국 은행이나 지역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나는 현재 95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팔 계획이 있는가?
▶ 지금은 자산을 팔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매입하기 좋은 시기다.

- 미국 정부 당국이 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정부당국은 뒤늦게 무슨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지를 깨달았다. 당국자들이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해 섣불리 이야기하고 있는 점은 위험하다. 실제 위기는 그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심하게 얽혀있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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