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금리 0.25%↓, 다우 0.09%↓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5.01 06:38

'재료소멸'에 탄력 상실...연준 향후 행보 주시

미 연방준비위원회(FRB)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뉴욕증시의 상승폭이 축소된 끝에 주요 지수가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1.81포인트(0.09%) 떨어진 1만2820.1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5.35포인트(0.38%) 내린 1385.59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3.30포인트(0.55%) 떨어진 2412.80을 기록,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연준의 금리인하폭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데다 최근 시장을 지탱해온 '재료'가 소멸되면서 시장 탄력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성명 내용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이 매매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력한 대응의지가 읽히지 않았다는 점을 하락요인으로 드는 견해도 있다.

힌즈데일 어소시에이츠 투자담당 이사 폴 놀티는 "모든게 예상했던 대로"라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다 풀어본 뒤의 모습'이라고 시장을 묘사했다.

미 증시는 연준의 금리결정 직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예상밖 호전과 일부기업들의 실적호전을 재료로 다우지수가 150포인트 상승하며 4개월래 최고치에 근접하는 강세를 보였다.

◇ 연준, 예상대로 0.25%p인하...'중립'전환 시사

이날 미 연방준비위원회(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0%로 낮아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인트 인하할 것을 기정사실화했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제의 하강위험(downside risk)'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이전 성명에서 밝힌 '적기에(timely)'라는 표현을 넣지 않아 당분간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금까지의 통화 완화정책이 견조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햇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물가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과 물가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추가 금리 인하 혹은 인상 등 탄력적인 정책을 펼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다.

◇ 실적호전 기업 초반 상승 견인

예상보다 호전된 기업들의 실적으로 장초반 상승세가 이어졌다.
제너를 모터스는 1분기 32억5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발표했지만 주당 순손실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52달러보다 적은 62센트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9.4% 급등했다.

세계적 생활용품 제조업체 P&G는 3분기 순익이 7.9%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한때 3%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1.8% 오른채 마감했다.

크래프드푸즈도 3.35% 상승 중이다. 1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순익이 44센트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41센트를 상회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씨티 하락...여전한 불안감

씨티그룹이 4% 하락하면서 블루칩 약세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은 이날 신주발행을 통한 신규자금 조달 규모를 전날 발표한 30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 추가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와 함께 유동성 압박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씨티 주가가 급락했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 주가도 1.7% 내리는 등 금융주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인 타임워너는 2.75% 미끄러졌다. 인터넷 부문인 AOL의 실적 악화로 1분기 순익이 36% 감소했으며 일회성 항목을 제외할 경우 순익은 주당 22센트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23센트에 소폭 못미쳤다.

◇ 시장도 '중립'

달러화는 주요통화대비 약세를 보였다. 0.25%포인트의 금리인하폭은 예상대로였지만 향후 금리인하 정책에 대해 해석이 엇갈렸다.

30일(현지시간)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618달러로 전날에 비해 0.45센트(0.29%)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달러화는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1% 가까이 하락하는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03.99엔으로 전날에 비해 0.02엔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달러화는 연준의 금리인하 발표 직후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으로 강세를 보였다.그러나 연준이 여전히 성명에서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으로 인해 하락세로 반전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17달러(1.9%) 하락한 113.4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재고가 385만배럴 증가한 3억1993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금리인하보다는 재고증가세가 유가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이날 금리인하에 대해 시장은 '중립적인'반응을 보였다.

◇ GDP 예상 상회...'침체' 공식화 모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5%를 소폭 상회하는 0.6%를 기록, 미국경제가 공식적인 '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낙인을 면하게 됐다.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준치인 50에 미치지 못해 투자심리에 부담이 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수현 이혼 소식 전한 날…차민근 전 대표는 SNS에 딸과 '찰칵'
  3. 3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
  4. 4 사당동에 '8억 로또' 아파트 나왔다…거주 의무도 없어
  5. 5 '양치기' 모건스탠리…AI슈퍼사이클 선언 한달만에 돌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