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침체 직전에서 기사회생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5.01 00:32

수출과 재고가 일등공신…위기 요인 그대로 아직 안심하긴 일러

수출과 재고가 침체 일보 직전까지 갔던 미국 경제를 다시 살려냈다.

침체를 공식 판단하는 민간 기구인 전미경제학회(NBER)는 보통 2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경우를 공식적인 침체로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느냐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각종 연구기관과 미디어들도 이에 관해 숨가쁜 예측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1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다소 양호하게 예측했지만, 마켓워치는 이보다 낮은 0%로 예상했다.

이에 더해 글로벌인사이트를 비롯한 다수 경제연구소들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만약 미국 경제가 실제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진 상황이 분명해졌을 것이다.

◇ 수출과 재고가 美 경제 살렸다

그러나 30일(현지시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 경제는 1분기 0.6%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를 벗어도 된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소비지출과 설비투자, 주택시장이 여전히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려의 눈초리를 거둘때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 소비지출과 설비투자가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자칫하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업재고와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며 이를 상쇄해 침체를 막아내는 역할을 했다.


기업 재고는 1분기 경제성장률을 0.81%포인트 끌어올렸다. 1분기 재고가 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는 분명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약달러에 힘입은 수출 증가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막는데 한 몫했다. 1분기 수출은 5.5% 증가했으며, 이 같은 수출 호조는 1분기 경제성장률을 0.22%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악재 요인들은 여전하다. 주택부문, 소비지출, 기업설비투자 등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분기 소비는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1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 증가한 것이다. 기업설비투자는 오히려 2.5%감소했다. 지난 2004년 1분이 이후 최대폭 감소다. 특히 주거용 건설투자는 27% 급감, 1981년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 2분기 마이너스 성장 예상 나와

경제학자들도 아직까지 경기침체가 끝났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데이빗 그린로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경제성장률 지표는 공식적인 침체 선언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던져줄 것"이라면서도 "재고만 아니라면 현재 경제상황은 경기침체의 정의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젤 골트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분기 재고는 감소세로 돌아서는 반면 설비투자는 계속해서 위축되고 정부지출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골트는 "정부의 세금혜택이 시작되고 있어 2분기 소비지출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주택 가격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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