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퇴진선언후 '정중동' 후속처리

오동희 기자 | 2008.04.30 18:17

이건희 회장 퇴진후 예우 미결정..이학수실장 고문 예우 할듯

정중동(靜中動). 이건희 회장 등 핵심경영진 퇴진 선언후 삼성그룹의 후속조치들이 '소리없이 그렇지만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이란 거대조직의 운영방식이 바뀌는 만큼 후속 조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첫 사장단 회의(수요회의)는 조용한 가운데 끝났다.

30일 열린 수요회의는 평소와 다름 없이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로 끝났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진행된 사장단 수요회의에선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중국 위안화 급절상의 원인과 전망'을,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통신기기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토의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수요회의에는 25명 정도의 사장단이 참석해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으며, 사회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사장 등이 참석했지만 별 다른 언급이 없었으며 최근 특검 현안과 관련된 논의 내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요회의에는 이 실장과 함께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과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등 지난 22일 쇄신안 발표 당시 물러나기로 한 사장단도 참석했다. 수요회의는 6월말까지 예전처럼 진행되며 이들도 그때까지 참석할 것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하지만 퇴진 선언후 후속조치들은 하나둘씩 결정돼가고 있다.

우선 이건희 회장 등 퇴진 경영진에 대한 예우와 그룹대표를 대행하는 이수빈 회장에 대한 예우도 중요한 결정사항. 삼성그룹 사장은 퇴임시 재임 기한의 장단에 따라 3년에서 5년간 퇴직임원 예우차원에서 사무실과 급여, 비서 급여 등을 제공받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퇴직임원의 예우를 받을 지의 여부는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며 "이학수 실장과 김인주 사장 등은 퇴직임원의 예우를 받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수빈 회장의 예우는 현재와 큰 변화가 없으며 새로 건립된 서초동 삼성타운에 별도로 이수빈 회장을 위한 회장실이 마련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이수빈 회장은 현재 삼성생명 본관 26층에 있는 집무실에서 당분간 이건희 회장을 대신한 대외활동에 나서는 것 외에는 새로 구성되는 사장단협의회 등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전략기획실 폐지에 따라 전략기획실이 수행해왔던 업무 인수인계도 관심거리.

전략기획실은 그동안 그룹 캠페인과 광고를 포함한 행사후원과 각 계열사의 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격려금(PI) 지급 기준이 되는 등급을 매겨왔다. 또 각종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해왔다. 전략기획실이 폐지될 경우 이같은 모든 활동은 각 계열사 CEO들이 판단해 집행하게 될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지난 22일 쇄신안 발표당시 차명계좌의 약 2조원 가량의 자금 처리문제에 대해 '사회헌납'이나 '사회공헌'에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사회공헌'을 포함해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뤄졌던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오는 15일에서 늦어도 30일 이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장단의 인사규모는 1~2명의 최소 규모로 진행될 것이며, 임원 인사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4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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