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는 최후수단.."자연치아 아끼자"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5.03 10:23
언제부터인가 치과하면 '임플란트'가 떠오를 정도로 임플란트 시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자연치아와 가장 비슷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자신의 썩은 치아를 임플란트로 대체하고자하는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임플란트는 환자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며 치과치료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치아를 너무 빨리 포기한다는 것. 여러가지 치료를 진행한 후 인공치아를 심어도 늦지 않음에도 불구, 자연치아가 갖는 고유의 장점을 너무 작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개원가와 대학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이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를 만들기도 했다.

이승종 연세치대 보존과 교수(사진. 자연치아 아끼기 운동본부 이사)는 "자연치아의 경우 자기 고유의 세포와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부자극에 대한 대처능력이 우수하다"며 "음식의 온도나 딱딱함의 정도까지 감지해내는 것은 자연치아 뿐"이라고 강조했다.

32개의 치아는 각기 다른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개개 치아의 역할 외에 치아가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았을때 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이 교수는 "치아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고유의 뿌리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어금니는 여러개의 뿌리를 갖고 있다"며 "이는 여러방향으로부터 주어지는 씹는 힘을 잘 지탱하기 위한 것으로 자연치아만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치아와 치조골(턱뼈) 사이에는 치근막이라는 얇은 막이 있어 치아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인공치아에는 이러한 기능이 없다. 따라서 치아를 잃게되면 턱뼈가 줄어들어 노인의 얼굴로 변하는 것. 발음이 어눌해지는 것도 인공치아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충치가 심할때나 치아가 파절됐을때, 치주질환으로 치수에 염증이 생겼을때는 자연치아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고급장비가 도입되며 수술성공률이 높아져 굳이 인공치아를 넣지 않아도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치수란 치아 속에 가득 차 있는 부드럽고 연한 조직을 말하며, 치주는 치아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조직, 즉 잇몸과 치조골 등을 통틀어 이른다.

↑자연치아(왼쪽)와 인공치아 모습.
이 교수는 "치의학이 발전하며 과거에는 발치 밖에 방법이 없던 질환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게됐다"며 "깊은 충치에 대한 치료법인 근관치료의 경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치아를 위한 치료법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근관치료(신경치료)다. 근관치료는 염증이 일어난 신경조직을 잘라낸 후 그 공간을 적절한 재료로 충전시키는 방법이다. 치료는 2~3일 간격으로 3~4회 정도 진행되며, 인체의 신경을 직접 접촉하는 만큼 통증을 수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마취제 사용으로 큰 고통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10%의 가능성이 현실이 돼 근관치료가 실패했을 경우 미세치근단수술이나 재이식수술을 하면 80% 이상 살릴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되면 자연치아보존을 통한 치료성공률이 98%에 육박하게돼 오히려 임플란트와 같은 인공보철물의 치료성공률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미세치근단수술은 치아의 염증이 근관치료로 해결되지 않고 깊어져 뿌리 밑 턱뼈까지 도달했을때 염증을 제거하기 위해 하는 치료법이다. 미세현미경을 활용해 뿌리의 염증조직과 치아뿌리 끝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로 제거된 부분에 충전물을 채워 완전히 막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앞니와 같이 힘을 많이 받지 않는 위치의 치아는 뿌리만 튼튼하다면 뿌리에 기둥을 박고 보강하는 방식으로 치아를 살릴 수 있다"며 "뿌리만 남아도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술은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부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인공치아를 삽입하는 것에 비해 치료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수술이라는 과정이 수반되기때문에 느끼는 부담감과 통증에 대한 두려움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보존치료에 실패할 경우를 생각해 시도조차 하지않고 인공치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할 수 있는 한 자연치아를 유지하고 인공치아는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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