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아닌 재규어"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5.02 11:12

[Car & Life] 재규어 'XF'

재규어 XF의 모습


변신은 모험이다. 자동차에 있어 변신은 기존의 매니아 고객층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든 기업이든 변신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재규어가 그대로 머물러 있기 보다 변화하는 쪽을 택했고 'XF'를 세상에 내놓았다.

지난주말 제주도 해안도로에서 재규어XF 2.7D 디젤의 럭셔리와 프리미엄 모델을 모두 몰았다. 재규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5인승 세단이다. 매일 매일 몰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기존 재규어의 모델에 '보편성(?)'을 가미했다.

낮고 긴 차체,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의 재규어는 창립자 윌리엄 라이온스 경의 이름에서 유래한 '라이온스 라인'이 특징이다. 네 개의 헤드라이트와 보닛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재규어만의 스타일이다.

XF는 아니다. 라이온스 라인은 XF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보닛 위의 맹수 앰블럼도 사라졌다. 재규어의 독특함에 매료됐던 매니아라면 고개를 젓고 싶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재규어의 새로운 시도는 내부에서도 곳곳에서 엿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J 게이트 기어박스 대신 시동을 켜면 위로 솟아오르는 원형의 변속레버다. 조그셔틀처럼 좌우로 돌리는 맛이 신기하다. 무선변속기여서 변속감은 제로 수준이다.

재규어 XF의 원형 변속레버


가죽과 벨벳 등을 사용한 내장재는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아이팟 방식에서 본따 온 터치스크린 위주의 편의장치도 색다르다. B&W가 XF만을 위해 맞춤 설계한 오디오시스템의 선율은 볼륨을 높여도 깔끔하고 실내를 꽉 채우는 느낌이다.


XF가 기존 재규어의 계보를 잇고 있는 차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은 주행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2초. 초기 반응은 다소 늦은 듯하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폭발적이다.

D모드냐 S(스포츠) 모드냐에 따라 엔진 배기음도 다르다. D모드에서는 가솔린엔진을 단 차 같았지만 S모드에서는 재규어가 의도한 스포츠카 특유의 배기음이 묻어났다.

스포츠 '세단'이라고 했지만 XF는 앞좌석을 보다 배려한 차 같았다. 뒷좌석의 천장 높이가 낮아 보통키의 남성들이라면 머리가 닿을 정도다. 스피커의 음질이나 승차감도 뒷좌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쏘나타를 탄 것보다 비좁은 느낌이어서 가족들을 태우려는 이들보다 주행의 즐거움이 목적인 이들에게 적합한 차로 보였다.

가격은 2.7D 럭셔리 모델이 7290만원, 2.7D 프리미엄 모델이 7990만원이다. 연비는 12.2㎞/ℓ. 207마력에 최대토크는 44.4Kg.m. V8 DOHC S/C 엔진을 얹은 가솔린 모델 SV8은 1억2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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