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장 "이물신고 고객과 거래 마세요"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 2008.04.30 11:03

[현장+]"식약청이 소비자와 업체 모두 현장조사해 시시비비를 밝히겠다"

30일 오전 7시30분 서울 프라자호텔 4층. 이날 식품공업협회는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초청해 ‘고객과 함께하는 식품안전관리’를 주제로 식품업계 CEO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손욱 농심회장을 비롯해 김진수 CJ제일제당사장, 박진선 샘표식품사장, 임동인 대상사장 등 식품업계 주요 CEO들이 이례적으로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3월 잇달아 터져나온 농심과 동원F&B (30,950원 ▼900 -2.83%)의 식품 이물질 사태이후 식품업계의 주무관청인 식약청장이 업계 CEO들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는 공식적인 자리였다. 이 때문에 이날 화제는 단연 ‘식품 이물질’이었다.

윤 청장은 주제발표에 앞서 “취임한 지 한 달 반이 지났는데 1년6개월이 지난 것 같다”라며 “취임을 환영한 건 생쥐와 참치였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취임직후 발생한 식품이물질 사태로 식약청에 쏟아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이명박 대통령의 염려까지 이어져 어렵고 당황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윤 청장은 CEO들에게 직접 식품안전관리대책을 발표하면서 “식품업계가 이물질을 신고하는 고객과 직접 딜을 시도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노래방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된 농심도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와 한달이 넘게 시름하다 결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는 게 윤청장의 지적이었다.


식약청은 식품안전법 제정을 통해 소비자 불만신고에 대해 ‘식약청 보고 의무화’를 명문화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업체에 식품 이물질을 신고했을 경우 이를 업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식약청에 즉시 통보하면 식약청이 신고한 소비자와 업체를 모두 현장조사해 시시비비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식약청장의 말대로 기업들이 이를 그대로 실행할 지는 아직 의문이다. 업체들은 혹시라도 소비자 불만신고 모두를 식약청에 보고했다가 기업비밀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식약청과 업계가 이물질 발견 사후대책에 골몰하기보다는 선진국처럼 이물질 검출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식품업계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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