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는 "한미FTA" vs 비주류는 "친박복당"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4.30 10:29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표정

30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당 지도부가 회의에 앞서 한마디씩 했다.

그런데 메시지는 엇갈렸다. 한쪽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다른 한쪽은 친박 인사의 복당 문제를 언급했다.

전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라면 후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주문한 내용이었다. 당연히 한미FTA를 강조한 쪽은 주류였고 복당 문제는 비주류의 주제였다.

당 주류 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한미FTA 문제에 방점을 찍었다. 강재섭 대표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본격적으로 다루자"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쇠고기 청문회도 한나라당이 양보한 만큼 이제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주력하자는 취지였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곧바로 말을 받았다.

그는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이 표결로라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표결로라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통외통위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면 16일 본회의에서 통과하길 바란다"며 구체적 타임 스케쥴까지 제시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FTA 협상을 체결한 노무현 정권때 여당이 만든 피해 대책 들이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플러스 알파해서라도 보완해 드릴테니 전향적 자세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의 한미FTA 촉구'로 상황이 정리될 쯤 정형근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으로서 두 가지 현안에 대해 얘기하겠다"면서 "하나는 친박인사 복당이고 또 하나는 최근 남북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순간 분위기가 반전됐다. 친박 복당 문제가 최고위원회의 공개 석상에서 직접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

특히 정 최고위원이 이른바 '친박'로 분류되지 않는 인사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최고위회의에서 공식적 결정을 내려 달라 말씀했다"면서 "저는 최고위원이고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회피하거나 미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친박 탈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사심을 갖고 자신에게 껄끄러운 라이벌을 내치면서 당을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공심위 책임자 한사람으로서 호가호위하면서 대통령 속이고 공천위원도 속였다"고도 했다.

그리곤 선별적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박 인사인 김학원 최고위원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비공개때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정 최고위원이 말씀도 있고 해서…"라고 운을 뗐다.

이어 "평당원이 얘기하더라도 귀담아 듣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전직 당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여부까지 거론하며 언급한 사안에 대해 일언반구 대꾸없이 묵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친박 복당 문제의 공론화를 꾀했다.

그는 또 "(친박 인사의 복당 문제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 때 격의없이 토론해야 한다"며 "좋은 결정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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