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종교계에 SOS 요청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4.29 17:58
- 21세기 국민운동 모델 구축에 종교계 협조 요청
-"윤리회복·가정복원·에너지 절약 등에 나서달라"
- 친일, 잘못은 잘못대로 공은 공대로 봐야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종교계에 사회 전반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국민운동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분야도 윤리회복과 가정복원 등 전통적인 종교적 영역부터 에너지 절약까지 광범위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불교,개신교,천주교,유교,원불교,천도교,민족종교 등 7대 종교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우리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을 바로잡아야 하며, 이런 역할은 종교지도자들이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공개한 '21세기 국민운동 모델'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21세기인 이 시대에 권위주의 시절처럼 정부가 아침부터 노래 틀면서 일방적으로 국민을 끌고 갈수는 없다"면서 "국민이 스스로 참여할수 있는 21세기형 국민운동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복원 운동에 종교계가 나서달라
이 대통령은 "사회 윤리와 도덕이 흐트러져 어린이 유괴와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며 "사회가 긴장해야 할 것 같아 부탁드리려고 종교 지도자들을 이렇게 모셨다"는 말로 오찬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가정복원 운동을 펼치겠다며 종교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열심히 살다 보니 국민의식이 소홀해져 가족관계나 어른을 공경하는 것과 같은 자랑할 만한 정신유산이 서양문물에 묻힌 감이 있다"며 "공교육을 살리고 강화하려는 것은 인성교육 강화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우수한 만큼 가정과 국민, 나라, 남북관계가 제자리를 잡으면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식을 바로잡는 것은 정부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고 물이 스며들듯 하는 것인 데 이런 것이야말로 종교 지도자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종교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오찬에 참석한 최근덕 성균관장은 "새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강조하다 보니 자칫 인성교육, 윤리도덕에 대한 강조가 덜 된 듯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절감도 종교계 협조 필요해
이 대통령은 "기름 값이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폭등해 에너지 절감이 시급하다"며 "에너지 절감을 했으면 하지만 정부가 나서 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 만큼 종교,시민단체가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일본 에너지 소비량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너무 많다"며 "건물을 짓더라도 모양만 좋게 짓지 에너지 낭비가 많고 아파트 평균 온도도 일본보다 높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통도 혼자 자가용을 사용하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좋고 자가용도 주말에 가족들 하고만 이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에 협조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10% 가량 줄일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운동은 종교단체나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해 줘야 성공할 수 있지,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맞지 않고 성공할 수도 없다"며 "규제나 법을 이용하는 것은 옛날 발상"이라고 말했다.

친일,잘못은 잘못대로 공은 공대로 봐야
이 대통령은 또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친일인명사전 수록인물' 4776명의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 "우리가 일본도 용서하는 만큼 친일문제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공과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민족문제연구소가 공개한 친일 명단에 항일운동 본산인 천도교 인사가 30여명이나 포함돼 혼란이 우려된다"는 김동환 천도교 교령의 지적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서울시장 시절 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를 복원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서정주 선생의 후손들이 생가를 매각해 빌라를 지으려고 해 서울시에서 사들여 복원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인인 데, (친일인사라고 해도) 잘못은 잘못대로 보고 공은 공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각종 과거사 위원회에 계신 분들이 이전 정부에서 임명됐는데 위원회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법을 바꿔야 한다"면서 과거사 관련 위원회에 대한 정비방침을 시사했다.

남북관계와 관련, "미국,일본과는 신뢰를 회복했으니 북한과도 제대로 된 관계를 정립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다른 나라도 돕는 데 동족끼리 돕는 것은 당연하고, 일본 총리와 올해만 5번을 만나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진정성과 민족애를 갖고 가슴을 열고 만나겠다"면서 "다만 지금까지는 저쪽에서 욕하면 쫓아가서 욕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제는 원칙을 갖고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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