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찾기, 저평가 가치주로 초과수익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5.09 10:10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주식펀드 순자산총액이 3000억원에 불과한 동부자산운용이 향후 1년 안에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검증된 운용성과와 공인된 운용철학, 안정된 판매채널이라는 3박자를 갖추지 않을 경우 주식형펀드로 자금을 모으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현실에서 동부자산의 이같은 도전은 자산운용업계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동부자산은 목표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동부 더 클래식 진주찾기’(이하 진주찾기)라는 비장의 카드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확신해서다.
◆수익성 중시 가치투자의 새로운 전형 창출중

진주찾기는 동부자산의 운용철학이 녹아있다. 가치투자를 추구하면서도 안정성을 강조하는 동부만의 투자철학이 응축돼 있다는 것.

저평가 종목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진주찾기는 기존 가치펀드와 유사하다. 하지만 기존 가치펀드의 단점 중 하나인 ‘수익률 부침’을 극복하기 위해 시장중립적인 투자전략을 도입한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중소형 가치주’들이 시장에서 소외될 경우 ‘가치주펀드’들도 상당기간 수익률 부진에 시달리는 약점을 대형주를 편입해서 극복하고 있다.

김광진 조사분석팀장은 “저평가 중소형 가치주를 60%, 대형주를 40% 편입하고 있다”며 “대형주를 통해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고 저평가 중소형 가치주를 통해 시장초과수익률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한다”고 밝혔다.

중소형주 발굴잣대는 단연 PBR(주가순자산배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이다. 시장보다 PBR은 낮고 ROE는 높은 종목을 발굴해서 편입하고 있다. 즉 PBR을 통해 보유자산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종목을 찾는다는 점에서 기존 가치펀드와 유사하다. 하지만 PER(주가수익배율)보다 ROE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동부만의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진주찾기가 ROE를 중시하는 것은 EPS(주당순이익) 변화에 따라 PER의 크기도 달라지는 불안정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적자기업의 경우 PER를 기준으로 편입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률의 크기와 판매액 이익률, 총자산 회전율 등 여러 측면에서 기업의 경영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진주찾기의 평균 ROE는 18.76%로 시장 평균(13.47%)보다 5.29%포인트 높다.

◆대형주 편입으로 가치주 부침 극복

이 같은 기준으로 발굴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종목이 팅크웨이와 태광. 이들 종목을 9000원대에 발굴, 일부 차익을 실현했지만 현재까지(3만원대)까지 보유하고 있다.

대형주는 초과수익률을 노리기도 하지만 중소형주의 약점인 수익률 변동성을 보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형주는 철저히 시장중립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가령 코스피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 비중이 20%를 차지할 경우 진주찾기도 가급적 시장비중만큼 편입한다. 다만 동일한 비중을 유지하더라도 업종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종목의 비중을 높여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3월 말 현재 진주찾기의 편입 상위 10개 종목은 동부자산의 이같은 운용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편입상위 10개종목은 삼성전자(9.13%) 현대중공업(3.71%) 포스코(3.69%) 토필드(3.62%) 태광(3.18%) 엘지디스플레이(2.83%) 현대차(2.70%) 부산은행(2.54%) STX 팬 오션(2.51%) 이니시스(2.36%) 등의 순이다.

토필드, 태광, 이니시스 등 중소형 가치주들이 편입상위 종목에 들어있는 것이 눈에 띈다.

◆ 저평가 종목 발굴하는 애널리스트 입김 강해

진주찾기의 편입종목 후보군은 80개에 달하는데 김광진 팀장을 비롯한 5명의 업종별 애널리스트가 투자대상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이들과 홍현기 펀드매니저가 서로 합의해서 편입종목을 결정한다.


시장의 미묘한 흐름이나 업종별 변화 등을 감안해서 홍 팀장이 종목별 편입비중을 조정한다. 하지만 모델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종목은 애널리스트가 선정하는 등 펀드운용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좌근 자산운용본부장은 “업종별 비중이 시장과 유사하게 결정되고 저평가 종목의 발굴여부에 따라 펀드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라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인정했다.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이 큰만큼 이들에 대한 성과평가도 매일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장 마감 후 펀드수익률을 분석해서 수익률 기여종목과 손실종목을 체크한다. ‘스타 시스템’으로 불리는 내부 운용지원시스템을 통해 애널리스트의 추천 종목 수익률이 하루 단위로 분석된다.

김 팀장은 “5명의 애널리스트들이 매일 평가를 받고 있어 혼신의 힘을 다해 수익률 기여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며 “2002년부터 이같은 운용시스템이 정착돼 진주찾기의 경쟁력 원천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누적수익률 91.77%, 연초 이후 2.96%

진주찾기는 2006년 7월21일 설정됐으며 누적수익률은 91.77%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96%로 코스피지수(-3.81%)를 6.77%포인트 상회하고 있다(4월28일 기준). 동부자산이 진주찾기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안정성’도 주식펀드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100억원 이상 309개 주식펀드의 수익률 표준편차(변동성)보다 안정적으로 나왔다.

연초 이후 주식펀드 평균 표준편차는 20.61%이지만 진주찾기는 18.42%에 그쳤다. 표준편차가 적을수록 수익률 등락이 적다. 또한 펀드 베타계수(코스피지수 베타=1)도 0.88에 불과했다. 이것은 진주찾기가 코스피지수가 10% 하락할 경우 8.8% 손실에 그친다는 의미다. 주식펀드의 평균 베타계수인 0.98보다는 적게 나왔다.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은 진주찾기에 대해 “최근까지 주식편입비 조절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시장대비 초과성과를 기록했다”며 “초기에는 소형주의 비중이 높게 유지되었으나 최근에는 운용규모가 증가하면서 2007년 말부터는 대형주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등 대형주 포트폴리오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즉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대형 가치주의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코리아의 기준에 따르면 가치주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25~3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안 팀장은 또한 “펀드 수익률 변동성은 동부자산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장보다 안정적”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모닝스타는 진주찾기에 최고 등급인 별 다섯개를 부여하고 있다. 수익률과 안정성 운용철학의 일관성 등에서 최고 수준의 펀드라는 칭찬이다.

진주찾기의 주요 판매채널은 기업은행을 비롯해서 부산은행 대우증권 동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