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대의 도래 '위기는 기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4.29 13:25

위기 종료 및 주가 하락에 따른 저평가 인식 확산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합병(M&A)이 국제 금융시장의 화두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대형 사모펀드들이 주도한 M&A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제 금융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발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M&A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

M&A를 위한 금융권 자금 차입이 여의치 않자 사모펀드, 기업 등 인수 주체들이 한발 물러서 관망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기업들의 주가가 충분히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며, 달러 가치 하락도 M&A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어스턴스 사태를 계기로 위기가 최악을 지났다는 공감대 형성도 M&A의 활력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신용경색 상황이 끝나기 전에 M&A 딜을 서둘러 마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전세계 기업들도 약달러와 겹쳐 M&A 시장에서 저평가된 매물 찾기에 혈안이 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언론에서는 워런 버핏의 리글리 인수, 델타와 노스웨스턴의 합병 선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 시도 등 굵직굵직한 M&A 관련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있다.

단연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물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버핏이다. 돈냄새를 맡기로 유명한 버핏이 활발한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점은 M&A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버핏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제과업체 마스와 공동으로 230억달러에 츄잉검으로 유명한 제과업체 리글리를 인수키로 최종 합의했다.


버핏은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최대 신용카드 대출업체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회사 매각 규정을 완화하는 등 버핏의 인수 제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MS도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현 시점이 구글에 비해 뒤지는 온라인 검색 광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446억달러 규모의 야후 인수를 추진 중이다.

MS는 지난 26일 야후 이사회에 제시한 우호적인 인수 협상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적대적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MS는 야후 주식을 공개 매수한 뒤 7월 11일 이전에 열릴 야후 주총에서 기존 이사진들의 물갈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체이스도 지난달 17일 주당 10달러라는 헐값으로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세계 2위 광산업체인 리오틴토를 둘러싸고 중국 국영 알루미늄 기업과 세계 1위 광산업체인 BHP빌리튼 간의 줄다리기도 점입가경이다.

BHP빌리튼은 지난해 말 리오틴토에 1490억달러에 달하는 인수안을 제시했지만, 인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BHP빌리튼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적대적 M&A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국 최대 알루미늄 기업인 중국알루미늄이 미국 알코아와 공동으로 리오틴토 인수에 나서면서 리오틴토 인수전은 한치 앞도 보기힘든 혼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업계도 지각 변동 중이다.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의 항공사가 탄생한데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도 US에어와 M&A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알리스파트너스의 스테파노 아버사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 되자 이전에는 엄두도 못내던 기업들이 M&A 사정권에 들고 있다"면서 "주가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면서 M&A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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