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는 대위기 전주곡"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4.28 16:09

저금리는 인플레 위기 촉발

오는 3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2%로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저금리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즉 미국이 70년대 초반 같은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중단돼야 하며 오히려 금리가 지금 보다 1~1.5%포인트 더 높아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이 제 2의 번스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서는 70년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20%까지 인상했던 폴 볼커 전 의장 같은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볼커 전 의장도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현재 상황이 지난 70년대 초반과 비슷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볼커는 취임과 동시에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숙명을 짊어졌다. 전임 의장이었던 아서 번스(1970~78년) 임기 종료 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 억제가 당면한 과제였다.

볼커는 80년대 재임 기간 중 금리를 20%까지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했고 당시 미국 경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어야 했다.

앨런 멜처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는 FRB가 금리를 너무 많이 인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신용위기 발생 이후 FRB는 금리를 3%포인트나 인하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현재 보다 금리가 1~1.5%포인트 더 높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마이클 니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을 위한 FRB의 노력들은 인플레이션을 달구고 있다"면서 "FRB는 마치 2010년 대침체를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FOMC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리차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예상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국제 유가는 23%, 옥수수와 쌀 가격은 각각 27%, 76%씩 급등했다.

제프리 프랭캘 하버드대 교수도 "FRB의 통화 완화 정책은 상품 가격을 부풀리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투기적인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의 금리 인하로 미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올 들어서만 7% 하락했다. 이는 수입 가격 상승을 초래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수입품 가격은 15% 급등, 1982년 이후 연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약달러는 미국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더 쉽게 인상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물가 뿐 아니라 재정 적자도 70년대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0년대 미국은 경기 부양과 베트남 전쟁에 따른 재정 적자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커졌다. 현재 부시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펴고 있는 점, 이라크 전쟁에 소요된 막대한 비용으로 재정 적자가 커진 점 등에서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수현 이혼 소식 전한 날…차민근 전 대표는 SNS에 딸과 '찰칵'
  2. 2 사당동에 '8억 로또' 아파트 나왔다…거주 의무도 없어
  3. 3 "정관수술했는데 아내 가방에 콘돔"…이혼 요구했더니 "아파트 달라"
  4. 4 '양치기' 모건스탠리…AI슈퍼사이클 선언 한달만에 돌변 왜?
  5. 5 "대출 안 나와요?" 둔촌주공 분양자 발동동…10월 '패닉셀' 쏟아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