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올봄 유행은 개입..추종할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4.28 10:13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3% 폭등했다. 가격제한폭이 10%인 것을 감안할 때 대부분 종목이 상한가를 쳤다. 거래세를 0.3%에서 0.1%로 인하했다는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거래세는 0.2%포인트 내렸는데 주가는 10%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거래세 인하로 일반 투자자들이 입는 이익은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어려울 때면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모럴 해저드가 반영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에서는 거래세 인하로 증시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본질에는 정부가 거래세까지 인하한 마당에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수천 만명의 중국인 투자자들이 반토막난 증시로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열망'은 상하이지수가 3000선을 이탈할 때 최고조에 달했다. 열망은 모럴 해저드에 다름 아니다. 이익이 나면 자기 덕이고 손실은 정부가 대신해 줄 것이라는 반시장적인 성향이다.

거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또 하락세로 돌아서면 중국 당국은 추가적인 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청웨이칭 중신증권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증권거래세 인하 등 잇단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주 발행을 제한하거나 주식 투자 대출을 허용하는 등의 부양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255억위안의 추가 주식을 발행했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4배나 늘어난 것이다.
기업들의 신주 발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투자자들의 대출을 늘려주면 증시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비유통주 개선도 보다 파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개입을 통한 인위적인 부양은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거래세 인하 카드는 중국 증시의 후진성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주가가 오르면 거래세를 인상하고 내리면 거래세를 인하하는 식의 원칙없는 금융정책은 신뢰성이 떨어진다. 당국은 꼭 일년전 증시 과열을 잡는다고 거래세를 0.1%에서 0.3%로 올렸다.


신주 발행은 기업들이 증시를 필요로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이유다. 이를 사전에 막는다는 것은 주식을 발행해 자금조달을 하고 이를 통해 경영실적을 내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주식시장의 근간을 무시하는 셈이다.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펀더멘털에 대한 고려없이 주가가 빠졌으니 대출을 해서라도 주식을 사라는 정책이라면 그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정부의 개입에 대해 경제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는다면 주가 반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지켜봐야한다고 논평했다. 단기 부양책일 뿐 장기적인 증시 상승과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또 투자자들이 선택한 위험을 전적으로 자신들이 지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를 심어줬다고 했다. 신용위기로 망가진 미국 은행들을 정부 주도로 구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모럴 해저드와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수많은 본토 투자자들이 주가급락에 많은 손실을 입었지만 이는 증시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라며 3000선이 무너지자 '바닥론'과 함께 개입이 있었는데 이역시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고려할 때 상하이증시가 홍콩 증시에 비해 오히려 더 비싸다는 비교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정부가 손실이 날 때마다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대응을 보면 이런 투자자들만 탓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인 이유에서 개입을 확대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시장 입장에서는 반가워할 일이 아니다. 증시가 어느 정도까지 오르면 언제든지 하락을 강요하는 정책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SCMP는 당국이 시장 스스로의 힘으로 갈 길을 가도록 질서있고 투명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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