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FX스토리]FOMC, 그 이후

더벨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  | 2008.04.28 15:10

편집자주 | 【편집자주】'초'를 다투며 피 말리는 머니게임이 벌어지는 글로벌 금융시장.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그곳은 정글이나 다름없습니다. 나무와 숲을 모두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통화전쟁이 벌어지는 현장의 이야기를 thebell이 엄선한 칼럼진들이 매주 돌아가며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기사는 04월28일(11:2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4월 FOMC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FOMC에서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후 세계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FRB의 결정에 열렬히 환호하는 듯했다. 하지만 몇 차례의 금리인하만으로는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막대한 규모의 손실과 실물경제의 침체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인식으로 작년말부터 최근까지도 국제금융시장은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겪어 왔다. 2월 버냉키 FRB 의장은 그동안 유지해 왔던 인플레 우려를 뒤로 밀쳐 두고 침체의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에 금융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금리인하 이후 달러 초약세, 유가 급등

FRB가 7개월동안 금리를 300bp 인하하는 동안 미국 달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초약세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1.40달러를 넘어선 유로/달러는 최근에는 한때 1.60달러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이 기간동안 유로의 미국 달러에 대한 가치는 무려 14%나 상승하였다.

한편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2005년 골드만삭스의 100달러 전망을 현실화시켰고 150달러, 200달러 전망마저도 현실성 있게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경기가 나락으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FRB의 금리인하 조치는 달러 약세와 국제상품가격의 급등을 초래해 전세계에 인플레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G7회담 성명서 문구 변화의 의미

이러한 상황에서 4월 초 워싱턴에서 열린 G7 회담에서는 2005년 1월 보카라튼 G7 회담 이후 처음으로 환율에 대한 성명서 문구에 변화를 주었다.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환율의 변동성 증대가 이미 취약해진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새롭게 추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그동안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미국의 낮은 금리와 침체선상에 놓인 경제, 여전히 GDP의 5%를 상회하는 경상적자 및 향후 다시 적자 확대가 예상되는 재정수지 등으로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하지만 200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달러 약세 속에 처음으로 달러 약세의 위험성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대로 달러 약세가 글로벌 인플레 압력을 높이는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적으로 달러의 가치를 조정하고자 하는 논의들이 활발해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유럽지역에서 인플레에 대한 강한 경계감과 함께 유로화 초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유럽 당국자들은 유로화 강세가 인플레 압력을 낮추는 역할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왔으나 달러 약세가 상품가격의 급등을 통해 가하는 인플레 압력의 증가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어 이제는 오히려 달러 약세의 제동을 통한 상품가격의 진정을 정책적인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듯하다.

FOMC 성명서 기조 변화시 환율은

미국은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 증가가 취약한 미국경제에 그나마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으나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대처 방안으로 경기가 침체를 극복해 나가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 후폭풍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4월 G7 회담 이후 열리는 이번 FOMC에서는 현재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대로 한차례 정도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함께 그 동안 취한 다각적인 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의 변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는 주요 통화에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경우라도 장기적인 달러 약세 추세를 되돌릴만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장기적인 달러약세는 유효할 것이다.

위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의 방향과 오히려 정반대의 흐름을 보여 왔다. 즉 신용위기 심화로 인한 달러 약세는 오히려 과도하게 늘어난 단기 외채를 지고 있는 우리나라 통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며, 달러 약세와 동반되는 원자재 가격 급등 역시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G7 회담에 이어 이번 FOMC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입장 변화가 달러 약세를 완화시키고 상품가격 급등세도 진정시킬 경우, 이는 원/달러 환율에 다소간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품가격의 상승이 전적으로 달러 약세에만 기인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 약력]

07년~현재: 삼성선물 리서치팀장
05년~06년: 우리은행 파생금융팀 프랍트레이더
01년~05년: 삼성선물 리서치팀 외환애널리스트
95년~01년: (주)핀텍 외환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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