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포기' 박근혜, 시나리오별 행보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4.27 16:25

'친박 복당' 무관 '전대불출마'에 무게...비주류 정치투쟁 전개할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적 기로에 섰다.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측근들의 복당을 위해 '당권 포기' 카드를 전격적으로 내던지면서다.

당내 비주류로서 당내 화합의 공을 주류에 넘기는 한편, 본격적인 정치 투쟁을 선언한 것이란 평가가 많다.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의 선택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관건은 당 밖 친박 인사들의 복당 허용 여부다.

우선 측근들의 일괄 복당이 이뤄진다면 박 전 대표가 이미 선언한 대로 '당권'을 포기하더라도 주류에 견줄 만한 당내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친박계'의 세확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당내 '친박' 성향의 인사는 30명 남짓이다.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연대 당선자 30여명이 복당하면 60명 이상의 세가 형성된다. 대선 이전과 같은 세력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 경우 박 전 대표측은 '당권'을 버리는 대신 '후일'을 도모할 힘을 비축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면에도 이런 셈법이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리하게 정치 무대의 전면에서 당권 투쟁을 하기보다는 '대권'이란 장기적 액션 플랜의 기초를 쌓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본인이 나서는 대신 '대리인'을 당권 주자로 내세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복당 대상인 친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이나 홍사덕 당선자 등 중량감 있는 측근이 박 전 대표의 '대타'로 나서는 경우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복당이 수용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문제다. 강재섭 대표는 박 전 대표의 간담회 직후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이 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복당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친박 복당 불허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박 전 대표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 진다. 일단 박 전 대표는 7월 전대 출마 여부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박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7월 전대 이전에 복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 대표직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의 결정에 따라 추후 생각해 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복당 불허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둔 것이다.

문제는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좁아든 상황에서 당권을 차지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친박 복당 여부와 무관하게 박 전 대표가 '불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친박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어느 경우든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당내 친박 인사들과 함께 당 지도부 등 주류와 '갈등관계'를 유지하며 다른 방식의 '정치 투쟁'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내 주류와 사사건건 다른 목소리를 내며 일종의 '캐스팅보터'로서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꾀할 것이란 관측이다.

7월 전대에서도 '당권'까지는 아니어도 측근들을 최고위원직에 출마시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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