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줄잇는 부도, 명동은 '개점휴업'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04.27 22:11

[명동풍향계] 자금줄 막힌 건설사, 사업장 매각도 검토

건설업 침체가 계속되면서 명동 사채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우영·신구건설에 이어 지난주 해중건설이 부도로 쓰러졌다.

여기에 내수 위주의 제조업체 불황까지 겹치면서 명동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건설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자폭'에 가깝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건설업체 끊이지 않는 부도=해중건설은 지난 22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1차 부도 전 이미 13억원 규모의 어음 결제를 포기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해중건설은 도급순위 180위권의 중견 건설업체다. '예다인'이라는 브랜드로 주택건설사업에 진출해 오피스텔과 상가 건설에 주력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자금난을 겪어왔다.
 
또 다른 중견 건설업체 A사도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에선 A사 어음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강남에서 소규모 거래가 이뤄졌지만 금리가 월 2.5%에 수수료만 10%를 웃돌 정도로 사실상 자금줄이 막힌 상태라고 한다.
 
명동의 한 관계자는 "A사가 최근 리조트 건설 등 무리한 사업을 벌인 데다 건설업 침체까지 겹쳐 명동 사채업자들이 완전히 돌아섰다"고 전했다.

우량 건설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B사는 수도권에 사업지를 확보하고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설상가상으로 시행사가 5억원 규모의 B사 어음 할인을 문의하면서 명동시장에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우량 건설업체들은 신용도가 줄줄이 하락하고, 리파이낸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현재로선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자폭'에 가깝다는 분위기"라면서 "명동 사채업자들 대부분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IPO도 멀어진 꿈=궁여지책으로 사업장을 팔겠다고 나선 건설사도 있다. 수도권 주택전문 건설업체 C사는 최근 사업장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C사가 자회사를 통해 우회상장을 준비 중이며, 사업장 매각은 이를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밖에 중견건설업체 D사도 최근 코스피 상장업체에 피합병되는 방식의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그러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건설사 상장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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