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최악은 지났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엄성원 기자 | 2008.04.27 13:48
이번 신용위기의 최악이 지나갔다는 평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용시장 전반에선 위기 극복의 신호가 관측되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과 크레딧디폴트스왑(CDS)시장의 변화가 고무적이다. 연준(FRB)의 금리인하도 오는 30일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채권↓, 주식↑

CNN머니는 25일(현지시간) '왜 최악의 시기가 끝났다고 볼 수 있나?'(Why the worst may be over) 제하의 기사를 통해 경제 전반에 신용위기가 끝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신용위기 탈출의 가장 큰 증거로 채권시장의 변화를 선택했다. CNN머니는 채권시장이 더 이상 경기 침체를 우려하지 않는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채권 대신 다시 증시로 몰리면서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3.28% 수준에서 3.86%까지 급등했다.(채권 가격 하락)

채권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으로 경기 침체 때 자금이 몰리며 가격이 올라간다. 반대로 경제 호황시에는 채권보다 수익성이 높은 증시 쪽으로 자금이 몰리며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이에 따라 최근의 채권 가격 하락은 증시 등 채권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5일 뉴욕 증시는 소비자신뢰가 2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부정적인 소식 속에서도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나스닥지수는 뒷걸음질쳤지만 블루칩 위주의 다우지수는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의 꾸준한 오름세 뒤에는 되살아난 금융주 신뢰가 있었다. 이날 씨티그룹(0.84%), JP모건(0.82%), 뱅크오브아메리카(0.4%) 등 다우지수 내 은행주는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26년래 최악으로 나타난 소비심리도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시간대학의 4월 소비자신뢰지수 확정치는 전달의 69.5에서 62.6으로 급락, 198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잠정치인 63.2보다 내려간 것이며 마켓워치의 전망치 6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FRB 금리 인하 끝, 침체보다 인플레 우선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FRB가 29~30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FRB가 0.25%포인트 인하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금리 인하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다.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 이후 연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 약달러와 유가 및 식품 가격 급등세 지속에 따라 FRB가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금리 동결(또는 인상)은 FRB의 우선 순위가 침체 탈출에서 물가 안정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 FRB가 신용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데 대한 방증이 되기도 한다.


◇CDS 급락, 금융시장 안정 회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3월17일을 기점으로 금융기관들의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CDS가 급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FT는 지난 5주간에 걸친 주요 금융기업의 CDS 급락은 금융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사라진 것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신호라고 전했다.

마킷 그룹에 따르면 유럽 25개 은행의 선순위 채권 CDS는 지난 5주동안 160bp에서 61.5bp로 하락했다. 이는 5년만기 1000만유로 채권에 대한 채무불이행 보험 비용이 연간 9만9000유로에서 6만1500만유로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의 CDS도 급락했다. FT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의 CDS 비용은 최근 각각 58%, 59%, 51%씩 감소했다.

◇중앙은행 노력, 실효 거뒀다

CNN머니와 FT는 이 같은 변화의 배후에 거듭된 금리 인하와 유동성 투입 등 중앙은행들의 노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용시장 회복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우, 지난해 여름 이후 6차례 연방 기금 금리를 인하했다. 이 기간 연방 금리는 5.25%에서 2.25%로 3%포인트 내려갔다.

특히 지난달 17일 FRB의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이 위기 해소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FRB는 지난달 17일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재할인 창구를 개방했다. 또 같은 날 베어스턴스의 파산이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 것을 전면 지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과도 전방위로 연계, 유동성을 공급했다. BoE의 경우, 모기지담보부증권(MBS)과 국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금융권에 500억파운드(약 1000억달러)를 공급하기로 결정, 신용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변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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