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매듭 못짓는 방통위 '내홍'?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8.04.25 07:00

청와대 인사개입 의혹… "어수선한 분위기 조직이탈 고민한다"

26일자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취임한지 꼭 한달째다.

그러나 방통위 내부 분위기는 안정되기는 커녕 갈수록 어수선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각 실·국을 책임질 고위공무원 인사가 늦어진데 따른 혼란이 결정적이다. 국·실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청와대 인사개입설이나 상임위원의 무리한 인사개입 등 갖가지 억측이 나올 정도로 방통위 직원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계속 다녀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방통위 한 직원은 "직원 인사가 마무리된지 한참 지났는데 고위공무원 인사가 나지 않고 있어, 의사결정구조 자체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조직 진용이 짜지더라도 봉합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통위 조직은 시작부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차관급 상임위원 4명의 임기는 3년인데, 현행 방통위설치법으로는 4명의 상임위원 임기가 똑같아 한꺼번에 퇴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유임이 가능하지만, 상임위원의 일괄 교체에 따른 행정공백을 대처할 법적장치가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 안정적인 상임위원회 운용을 위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처럼 상임위원의 순차퇴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무총장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찬반논란이 있다. 사무총장이 자칫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반대하는 쪽 입장이고, 조직내부살림을 챙기려면 현행 상임위원 체제만으로 역부족이라는 게 찬성하는 편의 목소리다. 그러나 현재로선 사무총장 도입근거가 미약하고, 1급 기획조정실장과 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의 역할을 모호하게 만들 우려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방통위는 다른 부처와 달리 지역조직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손발'이 없는 상태다. 옛 정보통신부에선 우정사업본부 산하 체신청들이 지역조직 역할을 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면서 방통위는 지역조직을 잃었다.

각 지역체신청에서 수행하던 정보통신업무는 여전히 방통위 소관인데, 우정사업본부는 지경부 소속이어서 이로 인한 절차상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체신청 관계자는 "전파관련 허가요청이 밀려있는데, 방통위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민원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조직의 형식과 내용의 불일치를 수정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혼란스러운 조직을 추스리려면 가장 먼저 인사를 마무리해야 하고, 조직이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부터 실시해야 한다. 25일 태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최시중 위원장이 이 혼란을 어떻게 수습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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