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즉시 채용되는 비결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 2008.04.24 12:31

[김대리 CEO되기]인문학적 감성과 호연지기를 키워야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을 위해 강연회를 개최했다.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다. 강연회에 보통 백 명 이상 신청하곤 했는데 이 행사는 유독 맥을 못췄다.

행사가 끝난 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강연의 주제는 '이순신'이고, 강사는 이 분야를 30년간 연구한 고위공직자였다. 분야가 인문학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관심이 적었던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어 이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회원들의 자기계발 편식을 막고자 한 의도였다. 대다수 회원은 최근 많이 언급되는 용어인 '실용'을 선택했다. 자기계발, 경영, 재테크 등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이익과 효용성이 있는 행사는 인원이 몰리는데, 정작 숲을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근본 바탕인 인문은 홀대당한 것이다.
 
오래전 지인과 대학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지인 회사에 대학생 인턴을 고용했는데 문서작성 능력 등 여러 부문에서 예전 자신의 신입시절과 비교하면 인턴 학생들이 훨씬 뛰어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무엇인가 부족해 보인다는 견해가 서로 일치했다. 그것은 '배포'다. 인생의 목표는 월급 많이 주는 회사 취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배포는 학벌, 실력, 경험을 능가하는 매우 중요한 삶의 요소다.

지인의 이야기다. "이것은 비단 대학생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젊은 회사원이라면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결코 변변한 직장에 단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배포가 적은 것, 호연지기가 없는 것, 역사의식이 적은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주적인 배포, 호연지기, 역사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만든 행사가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은 '80:20 법칙'이라는 세상의 냉엄한 이치의 실증인지도 모른다. 최근 모 대학에서 개설한 최고경영자 인문학 과정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증폭되고 있다.
성공의 키워드인 CEO들이 인문에 열광하고 일반 직장인들이 무관심한 현상은, 숲과 큰 그림을 보고자 노력하는 20% 사람만이 성공이란 열쇠를 쟁취하고 나머지 80%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피터 드러커 연구의 국내 권위자인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이 피터 드러커 자택을 방문했을 때 책보다 더 많은 클래식 음반을 보고 놀랐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역사에서 경영을 말하다'에서 '문(文), 사(史), 철(哲)'로 대변되는 인문학 중에서 '역사'는 그 중심에 있다고 강조한다. 필자의 생각도 동일한데 '문(文), 철(哲)'이 사변적인데 반해, '사(史)'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미래학이기 때문이다.
 
인문은 서양에 도전하는 동양적 경쟁력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탄생'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도 국내언론 인터뷰에서 "창조경영은 문학, 음악, 미술 등 인문학적 감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양문화는 현상에 대한 분석, 해체의 기술이 탁월하게 뛰어나다. 그래서 분석이 필요한 영역인 과학과 이것의 응용분야인 기술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 서양은 소를 부위별로 해체해야 직성이 풀리지만, 우리는 소를 보고 한시를 짓고 관조하는 '전체에 대한 통찰'이라는 위대한 내재적 감수성이 있다.

'글로벌 경쟁력'이란 서양의 논점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적 인문의 바탕위에서 자신 있게 우리의 강점을 접목시키고 주장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문화를 비롯해 경영의 분야에서도 우리 견해를 떳떳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그들의 분석사조로 우리 기업과 경영풍토를 해석하는 어리석음을 이제는 지양할 때가 되었다. 한국에서 세계적 경영석학이 출연하지 않은 것도 자신의 독창적 주창에 대한 자신감의 희박과 과감한 도전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문으로 충만한 직장인을 그려보면 어떤 모습일까. 세계적 광고기업인 사치&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가 전하는 직원 채용 일화는 '큰 포부와 남을 따라하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과 주장'이 글로벌 세계에도 통용된다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뉴질랜드 지사 면접 때의 일이었어요. 직원 한 명을 뽑기 위해 지원자들에게 카메라 한 대씩 나눠주고 두 시간 안에 '10년 뒤 세상을 변화시킬 그 무엇'을 찍어오라고 했죠. 그런데 두 시간 후에 서른 장의 사진 중에서 일제히 한 곳에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그것은 지원자가 자신의 얼굴을 찍어 온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의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즉시 채용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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