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펀드' 수익률도 착한가요?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4.23 16:21

국내SRI펀드 수익률 선방, 포트폴리오-운용 수준은 낮아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윤리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일명 '착한 펀드'가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펀드 운용 측면에서는 아직 해외 SRI펀드 수준엔 이르지 못한 실정이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 1ClassA'의 3개월 수익률은 5.34%로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3.19%를 상회했다. 이 펀드는 6개월(-8.62%)이나 1년(32.33) 성과에서도 모두 국내주식형(-10.86%, 23.21%)보다 선방했다.

'한화SRI주식 1(C2β)'와 '아이좋은지배구조주식 1ClassA'도 3개월동안 각각 3.78%, 3.66%를 기록하는 등 순자산 10억원 이상 국내 SRI펀드 14개 가운데 8개가 국내주식형 수익률을 웃돌았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뜯어보면 일반주식형 액티브 펀드와 다를 게 없다.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의 경우 삼성전자와 포스코, LG필립스LCD, 현대차, 신한지주의 투자 비중이 높다. 다른 SRI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이들 펀드 모두 1000억원을 밑도는 '소형급'이다. 이름만 'SRI펀드'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액티브펀드를 택하겠다는 게 투자자들의 심리인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SRI기업과는 상관없이 급등하는 종목을 몰래 편입했다가 빼는 경우도 있었다"며 "본연의 투자 목적을 지키지 않는 펀드가 수익률이 높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이나 포트폴리오 면에서 해외 SRI펀드는 국내보다 한 수 위다.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은 풍력발전업체인 '가메사'(스페인)와 '베스타스'(덴마크) 등의 투자 비중이 높다. S&P클린에너지지수를 추종하는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이나 태양전지업체 'Q-Cell' 등에 투자하는 '우리CS퓨쳐에너지주식'도 글로벌 대체에너지기업에 투자한다는 목적에 비교적 충실하다.

수익률도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가 지난 3개월동안 15%를 올리는 등 36개 해외 SRI기업 중 35개의 성적이 해외주식형펀드 평균(-4.86%)보다 나았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운용사 인력으로는 SRI 기업을 직접 탐방, 조사하고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며 "기업의 지배구조나 친환경 정책에 대한 평가 기준이 운용사별로 제각각이고 정량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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