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 1ClassA'의 3개월 수익률은 5.34%로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3.19%를 상회했다. 이 펀드는 6개월(-8.62%)이나 1년(32.33) 성과에서도 모두 국내주식형(-10.86%, 23.21%)보다 선방했다.
'한화SRI주식 1(C2β)'와 '아이좋은지배구조주식 1ClassA'도 3개월동안 각각 3.78%, 3.66%를 기록하는 등 순자산 10억원 이상 국내 SRI펀드 14개 가운데 8개가 국내주식형 수익률을 웃돌았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뜯어보면 일반주식형 액티브 펀드와 다를 게 없다.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의 경우 삼성전자와 포스코, LG필립스LCD, 현대차, 신한지주의 투자 비중이 높다. 다른 SRI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이들 펀드 모두 1000억원을 밑도는 '소형급'이다. 이름만 'SRI펀드'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액티브펀드를 택하겠다는 게 투자자들의 심리인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SRI기업과는 상관없이 급등하는 종목을 몰래 편입했다가 빼는 경우도 있었다"며 "본연의 투자 목적을 지키지 않는 펀드가 수익률이 높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이나 포트폴리오 면에서 해외 SRI펀드는 국내보다 한 수 위다.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은 풍력발전업체인 '가메사'(스페인)와 '베스타스'(덴마크) 등의 투자 비중이 높다. S&P클린에너지지수를 추종하는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이나 태양전지업체 'Q-Cell' 등에 투자하는 '우리CS퓨쳐에너지주식'도 글로벌 대체에너지기업에 투자한다는 목적에 비교적 충실하다.
수익률도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가 지난 3개월동안 15%를 올리는 등 36개 해외 SRI기업 중 35개의 성적이 해외주식형펀드 평균(-4.86%)보다 나았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운용사 인력으로는 SRI 기업을 직접 탐방, 조사하고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며 "기업의 지배구조나 친환경 정책에 대한 평가 기준이 운용사별로 제각각이고 정량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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