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로 처바른 강, 생명의 강 아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04.22 20:00

최병성 목사 등 제10회 교보환경문화상 수상자들, 연이은 대운하 질타

"시멘트로 처바른 강은 생명의 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운하 찬성 발상은 강 옆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최병성 목사)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0회 교보생명 환경문화상 시상식'에서 환경운동부문 대상을 받은 최병성(45) 목사는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배만 다니는 죽은 강이 아니라 아이들 손을 잡고 발 담글 수 있는 강을 (후세에) 물려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목사는 "시멘트의 독성을 시험하기 위해 시멘트로 인공 수조를 만들어 금붕어를 넣어본 결과, 금붕어가 허연 진액을 몸에서 내뿜으며 끔찍한 모습으로 죽어갔다"며 "운하를 추진하게 되면 시멘트 수조에 갇힌 물고기처럼 강의 물고기들이 다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운하 홍보물을 보면 강 옆에 놀이공원이 있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국민들을 속인다"라며 "지난 10여년간 강원도 영월 서강(西江) 옆에서 60미터 정도의 잔잔한 강이 비가 많이 올 때면 300미터 폭으로 확 불어나는 걸 보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최 목사 외에도 이날 시상식 수상자들도 연이어 '대운하 사업'을 질타하고 나섰다. 환경예술부문 대상을 받은 이강길(41) 독립영화 감독은 "새만금 방조제 건립을 막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섰던 분들이 대운하 문제로 또 길에 나서게 돼 안타깝다"며 "대운하 때문에 환경운동가 분들을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환경언론부문 우수상 수상자인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도 "온실가스 감축이 우리나라의 당면과제임에도 운하 건설 따위로 사회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역시 "일본은 1980~1990년대 대규모 토목공사 때문에 2000년 재정적자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적자를 합친 것보다 커 잃어버린 10년을 야기했다"라며 "우리나라 전국을 휩쓰는 토목공사 바람이 언제 잠잠해질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제10회 교보생명환경문화상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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