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AI 인체검출, 3주뒤 확정(종합)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김명룡 기자, 최은미 기자 | 2008.04.22 16:47
국내 처음으로 인체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I 바이러스가 조류가 아닌 사람에게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전북 지역에서 살처분에 투입된 한 상병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차 스크리닝 검사로 환자 가검물에서 분리한 항원을 유전자증폭검사(PCR)한 결과 양성반응을 보였고, 발견된 바이러스유형은 고병원성인 H5형이라고 밝혔다. 아직 확진은 아니며 세포배양을 통해 PCR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바이러스의 두 표면항원인 H(헤마그글루티닌)과 N(뉴라미디다제) 가운데 H형만이 밝혀졌다. 그러나 환자가 고열과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 지역 등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AI인 'H5N1'에 환자가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가 살처분으로 AI바이러스에 노출됐고, 고열 등 증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분류상 AI의심환자로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3단계에 따라 AI 환자를 최종 확정하고 있는데 이는 AI의심, AI추정, AI확정환자다.

PCR 검사에서 AI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되면 AI추정환자가, 이후 최종적으로 AI바이러스가 분리되거나 항체검사에서 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하면 AI확진환자가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몸에서 나온 바이러스를 배양, PCR 검사를 통해 전북 등 농가에서 나온 AI 바이러스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최종 확정까지 1~3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몸 속에 AI바이러스가 들어갔으나 병에는 걸리지 않고 없어졌을 '무증상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I증상이 고열과 기침 등으로 세균성 폐렴 증상과 비슷하고 환자가 살처분 작업 투입 전부터 감기증상을 호소했다는 점에서다.


질병관리본부 자문위원회 박승철 자문위원장(삼성의료원 교수)는 "단순 세균성 폐렴일 경우나, AI에 감염됐지만 이와는 별도로 세균성 감염이 따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와는 별도로 국내도 더 이상 AI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껏 국내에서 AI인체감염 사례가 없었던 것은 초기대응을 잘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N형의 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H5형이 확인됐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된 것이 'H5N1'형일 뿐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바이러스는 원래 사람에게서 활동하는 것과 가금류에서 활동하는 것이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철새 등에서 가금류로 바이러스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전,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최초로 인체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AI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200여명에 이른다. 감염된 사람 중 60%가 사망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볼때 400여명 가량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셈이다. AI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시작된다. 그후 폐렴으로 발전해 앓다가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AI를 예방하는 백신은 전무하다. AI예방백신을 자체 생산하지 못하고, 따로 수입되는 예방 백신도 없다. 질병관리본부는 살처분 작업에 나서는 군인들에게 독감백신 접종과 열흘간의 '타미플루'(항바이러스제) 처방 등을 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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