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AI 안전지대 아니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04.22 15:31

닭 살처분 참여 사병 H5형 AI바이러스 검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닭 살처분과정에 참여한 국군사병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더이상 AI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AI 의심증세를 보이고 있는 사병을 1차 조사한 결과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발견된 바이러스 유형은 고병원성인 H5형이다. 아직 N형의 감염여부와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열과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동남아나 중국에 비해 AI바이러스에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바이러스가 사람에게까지 접근하기 전에 초기대응을 잘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나라의 환경적인 요인이나 우리나라 국민 고유의 면역적 특성이 바이러스를 막아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다는 점은 이미 수차례 인체감염을 경험한 동남아지역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막연히 감염환자가 없었기 때문에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바이러스는 없을지라도 동남아나 중국지역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옮겨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렇게 옮겨진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것이다.

우 교수는 "아직 N형의 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H5형이 확인됐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된 것이 H5N1형일 뿐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바이러스는 원래 사람에게서 활동하는 것과 가금류에서 활동하는 것이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어느순간 이 선이 깨지기 시작하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 교수는 "동남아지역에서 오리나 닭, 돼지 등을 대량으로 함께 키우면서 각각의 바이러스가 합쳐져 유전자변이가 시작된 것"이라며 "가금류에서만 자라던 바이러스가 무방비상태인 사람에게 침범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AI바이러스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200여명에 이른다. 감염된 사람 중 60%가 사망에 이른다는 점에 비춰볼때 400여명 가량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셈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보이다 고열과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시작된다. 그후 폐렴으로 발전해 앓다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우 교수는 "감염됐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단, 닭이나 오리 등과 접촉한 후 감기증상이 있을 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위생관리를 철저히하는 한편 일반적인 호흡기증상에도 민감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적인 독감에도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이나 노약자, 가금류업게 종사자들은 독감예방주사인 인플루엔자백신이라도 맞아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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