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주식 64만1000주(25.6%)를 갖고 있다. 시가로 1조6700억원(21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삼성그룹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고리를 지배구조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삼성카드만 에버랜드 지분을 팔면 시민단체들이 문제삼는 환상(고리)형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그룹 지배구조의 '핵'인 에버랜드 지분을 팔 경우 삼성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에버랜드의 지분구도를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재 에버랜드의 1대주주인 이 전무가 가진 에버랜드 주식은 62만7390주(25.1%)다. 삼성카드가 가진 것보다 적다. 그러나 이 전무와 삼성카드를 빼고도 39.5%의 지분이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와 삼성 계열사들에게 있다.
이 전무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도 에버랜드 지분을 각각 8.4%씩 갖고 있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주식을 몽땅 외부인들에게 팔더라도 이 전무와 나머지 친인척, 계열사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64.6%에 이른다. 더구나 에버랜드는 비상장사다. 이 전무의 에버랜드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삼성그룹이 환상형 순환출자가 해소한 뒤에도 이 전무가 에버랜드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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