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학수 실장 경영퇴진

오동희 기자, 김진형 기자 | 2008.04.22 12:05

(상보)조세포탈 문제된 2조원 사회환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퇴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조세포탈로 문제가 된 2조원 가량의 차명자금을 자신과 가족이 아닌 유용한 곳에 쓰겠다고 밝혀 사회환원을 시사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이 관장직 및 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최고고객책임자(COO) 자리를 사임한 후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사장도 퇴진하고 그동안 삼성그룹의 중추기능을 맡아온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퇴진후 삼성그룹 대표 역할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맡기로 했다.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은 앞으로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오전 11시 삼성본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경영쇄신안 발표에 앞서 "오늘 삼성 회장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사과 표명후 이학수 실장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이 실장은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서 퇴진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사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실장은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의 CCO를 사임한 후 주로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또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고 자신과 김인주 사장은 잔무처리가 끝난 후 일체의 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차명자금과 관련,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으로 이번에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한 뒤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하고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 보자고 했다"고 밝혀 사회환원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 회장의 취지에 맞도록 시간을 갖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지만 현재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는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순환출자 문제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계속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실장은 "이 회장 퇴진후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할 일이 있을 경우 삼성생명의 이수빈 회장이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사장단회의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임원 2 ~ 3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으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오늘 발표한 것으로 삼성의 쇄신이 완성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칠 것이 있으면 적극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삼성 쇄신안 발표에 대해 삼성 그룹은 물론 전경련 등 재계는 쇄신안의 강도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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