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백기사일까 블러핑일까

더벨 최명용 기자 | 2008.04.22 12:19

[제일화재 M&A]김영혜 의장 지분의 한화 인수 선언 속내..메리츠-제일화재 M&A 계속 추진

이 기사는 04월22일(10:1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혈연관계에 따른 순수한 백기사일까, 가격을 올리기 위한 블러핑일까"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한화그룹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제일화재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가 되고 한화손해보험과 합병까지 검토하겠다는 것.

한화그룹의 행보는 표면적으론 백기사다. 한화 김승연 회장과 제일화재 최대주주 김영혜 이사회의장은 남매지간이다. 제일화재 입장에선 메리츠금융그룹에 넘기기보단 한화그룹에 넘기는게 모양이 좋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인수 시도가 블러핑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실제 한화는 메리츠금융그룹에 비해 50%이상 비싼 가격에 제일화재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와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한 분쟁도 해결해야 하고, 대우조선해양 M&A도 추진해야 되는 등 한화의 자금력이 그정도가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한화의 백기사 선언은 블러핑?=메리츠화재는 한화그룹의 백기사 선언을 '블러핑'이라고 평가했다. 메리츠측을 압박하기 위한 언론플레이일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지분을 시장에서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일화재 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의장의 지분을 양도받아야 가능한 얘기다.

김영혜 의장의 제일화재에 대한 애착을 감안하면 쉽게 한화그룹에 지분을 넘기진 않을 것이란 게 메리츠의 계산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인수 선언은 시장에서 주식을 사겠다는 것인데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며 "김영혜 의장의 지분을 넘기는 작업이 없다면 상황이 바뀐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22일 금융위원회에 제일화재 인수를 위한 예비인가 서류를 접수할 계획이다. 김영혜 의장에게 전달한 인수제안서의 답변 시한인 24일 오후 5시를 넘기면 지분 매입 경쟁을 본격적으로 벌이겠다는 계산이다.


◇KB자산, 그린화재가 캐스팅보트=여전히 캐스팅보트는 KB자산운용과 그린화재 등 기관 투자자들이 쥐고 있다.

상한가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제일화재의 지분을 시장에서 대량 매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이다. 시장에서 매입을 한다면 상한가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기관투자자들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공개된 곳은 KB자산운용과 그린화재 등이다. 이외에도 1~5%대의 지분을 보유한 무수한 기관투자자들이 있다.

제일화재의 지난해 12월말 주주 분포를 보면 법인소액주주 72곳이 6.29%를 보유하고 있으며 법인 기타주주 5곳이 15.05%를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 5746명은 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6.75%)과 그린화재(2.7%)만 더해도 10%에 육박한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우호세력으로 이 두곳을 끌어들일 경우 제일화재 보유지분은 20.92%로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게 된다. 김영혜 의장의 제일화재 지분은 20.68%.

KB자산운용은 과거 쉐도우 보팅을 하던 관행과 달리 '제일화재의 주식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곳에 베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린화재도 마찬가지다.

◇메리츠화재는 꽃놀이패=M&A 성공여부를 떠나 메리츠화재는 꽃놀이패를 들고 있는 격이다.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 지분을 최저 7700원대부터 1만3000원대까지 매입했다. 평균단가는 1만원 내외다. 메리츠종금, 한국종합기술, 한일레져 등 다른 우호세력들도 9000원~1만원 선에서 제일화재 지분을 매입했다.

낮은 단가 때문에 메리츠입장에선 M&A전에 뛰어들어도 손해볼게 별로 없다. 한화그룹과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면 기존 주식의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게 된다. M&A에 성공하면 기업가치 상승을, 실패하면 주식투자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반면 한화그룹은 지금부터 지분을 사 모아야 한다. 제일화재 주가는 1만원선에서 1만5250원까지 뛰었다. 시장에서 매입한다면 평균단가 2만원이 넘을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M&A 물건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무한정 제일화재에 베팅할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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