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후대응 비용, 내일 도약위한 씨앗"

황국상 기자 | 2008.04.21 18:40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경제로 보다 빨리 이행할수록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은 더 줄어듭니다. 대신 기술표준 선점과 이에 따른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성과는 더욱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마티아 로마니 스턴보고서팀 수석경제학자
마티아 로마니 박사는 21일 기후변화센터와 지속가능경영원 공동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후변화의 경제학' 초청강연에서 "기후변화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마니 박사는 기후변화에 관한 가장 저명한 보고서 중 하나인 '스턴보고서' 작성에 참가한 인물로, 미래 탄소시장과 기후경제학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다. 현재는 영국 환경농업국 소속 기후변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스턴보고서는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기반의 손실로 막대한 시장의 실패를 볼 수 있으며 △바로 지금부터 경제사회의 붕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 GDP의 1%를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로마니 박사는 영국의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 123개를 조사한 결과 "기후규제가 강화돼 실질적으로 탄소감축비용이 증가하는 업종은 19개에 불과했으며 그 비용증가폭도 2~5%에 불과하다"며 "기업들의 기후대응 노력이 경쟁력이나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5% 이상 비용이 증가하는 기업들도 '가스 공급·배관(28%)' '석유정제(24%)' '발전·배전(19%)' '시멘트(9%)' '화학비료(5%)' '수산업(5%)'에 불과할 뿐, 산업경쟁력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한 셈.


이와 함께 그는 우리나라 발전 부문을 예로 들며 "석탄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은 전체 발전량 중 38%에 불과하지만 한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0%를 차지한다"며 "국제 기후규제가 강화되면 이의 감축에 125억달러(12조4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발전원을 석탄에서 (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가스로 바꾸면 그 비용은 매년 50억달러(5조원) 줄어들며, 원자력으로 바꾸면 123억달러(12조2000억원)으로 또 줄어든다"며 "다른 업종에서도 연료전환이나 공정전환을 검토하면 개선여지를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마니 박사는 1970~1980년대를 걸쳐 조성된 한국의 산업구조가 이미 에너지 효율이 높아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적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한국의 기업들이 기후 부문 혁신에 나서야만 하는 환경이 조성돼 더욱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쉘과 BP, 토요타·혼다 등 다른 기업들에 비해 10~20년 먼저 저탄소 경제에 대비한 기업들의 예를 들며 "초기대응에 성공한 이들 기업이 탄소 규제 시대에 적합한 하이브리드 차량 등 상품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거나 탄소배출권 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음은 시사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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