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세로 제일화재 인수전 새국면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반준환 기자 | 2008.04.21 18:12

대생 대주주 예보 '또 다른 변수'

한화그룹이 21일 제일화재를 인수해 한화손해보험과 합병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일화재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메리츠화재는 한화 발표에 대해 비우호적인 방법으로 인수·합병(M&A)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화의 개입으로 제일화재 M&A건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한화손보 대주주인 대한생명 지분 49%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의 입장도 변수다. 예보 관계자는 "사전에 알지 못해 한화측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면서도 "한화가 제일화재를 인수한 후 대한생명이나 한화손보와 합병할 경우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화손보의 제일화재 인수는 사실상 예보가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제일화재, "한화가 최선"=제일화재는 '한화행'이 최상의 해결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제일화재 관계자는 "최대주주측이 계열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재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한화그룹으로 합병되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메리츠화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일화재는 한화 계열사였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한화그룹과 잘 맞다"며 "메리츠화재에 M&A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의 합병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까. 제일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업계 6위와 8위를 달리고 있다. 제일화재는 매출(원수보험료) 기준 3월 말(가마감) 현재 1조852억원으로 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한화손보는 9375억원으로 3.0%를 점유했다.

두 회사가 합병한다면 매출규모 2조원대의 회사로 커진다. 이는 2조5000억원 규모인 메리츠화재보다 작은 수준이다. 총자산 규모(2월 말 기준)는 제일화재가 1조5845억원, 한화손해보험이 1조4582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하면 3조427억원 규모가 된다. 그러나 5위인 메리츠화재가 4조5698억원이므로 이에는 한참 뒤진다.

 
더구나 두 회사의 영업스타일도 비슷하다. 제일화재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이 안정적이다. 특히 장기보험은 조직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한화손해보험도 마찬가지. 한화손보는 최근 장기보험 위주의 영업정책을 펴고 있다. 곧 두 회사간 시너지가 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제일화재가 한화그룹 계열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서적으로 두 회사가 융합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제일화재는 1996년 9월 한화그룹에서 분리됐다.

◇메리츠 "포기 안해"=메리츠화재는 이날 한화 발표에 대해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 의장의 최종 답변(24일)을 들어본 후 25일 이사회를 열어 대응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와 관련, "25일 이사회에서 비우호적인 방법 중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공개매수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한화측 대응을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개입은 국가경제적인 차원에서나 손보업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는 주당 순자산가치가 4000원도 안되는 제일화재를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사고자 하는 것이며 한화손보와 합병하는 것보다 우리가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개인자금이 아닌 계열사 자금으로 제일화재를 인수하겠다는 것은 한화 주주나 제일화재 소액주주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메리츠화재측은 지적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리가 원했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자금력이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5. 5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