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셔틀외교란 말을 만들어낸 주역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다. 1970년대 초반 아랍과 이스라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 양쪽을 오가며 중재자 노릇을 했던 게 셔틀외교의 시초가 됐다.
이후 셔틀외교란 용어는 외교가만이 아니라 정치가로도 퍼졌다. 양쪽 정파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을 때 제3자가 양쪽을 오가며 대화를 성사시키는 의미로 쓰인다.
이 때문에 '셔틀외교'는 양국간 정례 실무회담이 아니라 주로 '제3자 중재 방식'으로 통용돼 왔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21일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의 중요성을 재확인 했다. 지난 2월 후쿠다 총리 방한에 이어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로 셔틀 정상외교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일간 셔틀외교'는 키신저의 원래 뜻과는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2004년 셔틀외교에 합의했을 때는 1년에 한 번씩 상대 나라를 오가며 정례 정상회담을 열자는 의미였다. 이 때의 셔틀외교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1년만에 중단됐다.
이번 합의에 따른 '셔틀외교'는 1년을 못박지 않고 수시로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오가며 소통을 확대하자는 게 목적이다.
양국은 이번 합의에서 정상 셔틀회담 외에도 양국 정치인들의 상호교류와 네트워크 구축까지 적극 지원키로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