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들]비례대표서 지역구로, 서상기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8.04.20 15:32
서상기 한나라당 당선인은 대구 북구을이 지역구다. 한나라당으로선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들어맞은 곳 중 하나다.

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수가 6만9604표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았다. 득표율(86.3%)도 박주선 통합민주당 당선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이어 3위였다. 아무리 '한나라당=공천=당선'이란 공식이 들어맞는 곳이라 해도 비례대표의 첫 지역구 도전치곤 성공적인 수확이다.

서 당선인으로선 총선 자체보다 공천이 오히려 더 아슬아슬했다. 그는 3선이자 현역, 거기다 '친이(이명박)계' 핵심인 안택수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됐다. 서 당선인이 '친박(박근혜)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서 당선인이 박 전 대표를 알게 된 건 4년 전이다. 그는 17대 총선 당시 과학기술계 출신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다. 그는 상대당인 열린우리당이 같은 과학기술계 출신의 홍창선 의원에게 2번에 주는 것을 보고 내심 상위순번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에게 떨어진 번호는 20번이었다. 2004년은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던 때다. 아무리 낙관적으로 봐도 14번이 '금배지' 마지노선이었다.

그는 한편으론 실망스러웠지만 천막 당사에 매일 모습을 드러내며 10명 남짓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꼬박꼬박 출근 도장을 찍었다. "당선이 안 된다해도 차기 국회의원 14명과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선거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당 지지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손목에 붕대를 감고 선거유세 강행군을 펼치던 당시 박 전 대표 덕이었다. 실낱 같은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선거 당일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비례대표 당선선은 17번.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천막당사를 찾았다. 당선 확정자들은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그를 피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천우신조인지 출구조사 예측은 빗나갔다. 모두 21명의 한나라당 비례대표가 금배지를 달게 됐다.

며칠 후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박 전 대표와 비례대표 당선인들의 조촐한 축하 모임이 열렸다. 그들로선 당 지지율을 높여준 박 전 대표가 생명의 은인과도 같았다. 그때도 박 전 대표는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모두 박 전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며 감사 인사를 할때 서 당선인이 한마디 했다. "대표님. 사실 대표님 건강 제일 걱정한 건 비례대표 뒷번호들입니다."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표는 "참 솔직하시네요"라며 함께 웃었다. 이때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는 17대 때 전공을 살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 몸담았다. 이번에는 과학기술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폐합(교육과학기술부)된 만큼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제1법안으로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며 18대 의원으로서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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