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투자자 환호에도 벙어리 냉가슴"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4.20 16:37
씨티그룹의 1분기 손실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8일 씨티그룹은 지난 1분기에 51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억1000만달러 순익에 비하면 최악에 가까운 성적이지만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가 예상을 밑돈 데 만족하는 모습이다. 같은 날 씨티그룹은 160억달러의 자산 상각을 발표했다. 상각 규모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을 하회했다.

씨티그룹은 아울러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금을 41%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손실 규모와 상각 규모 모두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적자 전환 신고에도 불구, 씨티그룹 회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승했다. 씨티그룹 주가는 18일 뉴욕 증시에서 4.5% 급등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자기자본(Tier1) 비율은 7.7%로 떨어졌다. 중동 등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난 1월 8.8%로 개선됐던 자기자본비율이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적은 손실 규모에 안도하고 있지만 씨티그룹의 현주소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개리 크리텐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매우 어려운 사업 환경에 놓여있다"며 "상황을 타개할 마땅한 묘책이 없다"고 털어놨다.

시장조사기관 크레디트사이츠의 데이비드 핸들러 애널리스트는 "이번 씨티그룹의 1분기 손실규모는 196년 씨티그룹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큰 손실액"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적었을 뿐 손실 규모가 엄청나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손실액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98억8000만달러였다. 씨티그룹은 여전히 위기를 탈출하지 못했다.

엄청난 손실 규모로 씨티그룹은 외부 투자자들 확보에 발 벗고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부 자회사 등 자산 매각도 고려해야 할 입장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하향 여부를 검토 중이다. S&P가 씨티그룹의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할 경우, 씨티의 채권 관련 손실 규모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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