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미정상회담 점수 90점?'

워싱턴=송기용 기자, 서울=심재현 기자  | 2008.04.20 08:42

부시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이 정도 환대야…" 李대통령 '흡족'

이명박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흡족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워싱턴 특파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상회담에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나는 매길 수 없고 부시 대통령은 90점 이상 매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을 빗대 말했지만 이 대통령 스스로 이번 회담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대통령은 21세기 전략적 동맹 구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 문제에서 부시 대통령의 적극적인 협력 답변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같은 우방국가에 등을 돌려서는 안되는 만큼 의회가 올해 안에 FTA를 비준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등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현 수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두 나라에 이익이 되고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방미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면서 '코리아 세일즈'를 통해 11억8000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이번 방미 일정의 성과다.

이 대통령은 곳곳에서 "나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라며 CEO 출신인 자신을 믿고 한국에 투자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이번 회담이 한미정상회담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만큼 회담 내용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의 환대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방미 사흘째였던 18일 오후 워싱턴 D.C.에서 헬기로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해 부시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타고 나와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양보'로 직접 카트를 운전했다. 이 때 부시 대통령은 당초 숙소까지 2분 정도만 동승하기로 했던 계획과 달리 1시간 반 동안 휴양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이드'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직접 캠프 데이비드 곳곳을 안내해준 것은 물론 이튿날 조깅코스로 짧은 곳과 긴 곳이 어디인지, 지금까지 캠프 내 숙소에 누가 묵었는지까지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한미 대통령 내외는 캠프 도착 첫날 쇠고기와 생선을 섞은 저녁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사적인 대화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로라 여사가 모든 메뉴를 직접 고르고 좌석배치와 테이블보까지 챙겼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은 물론 김 여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19일 정상회담 뒤 가진 옥외 점심식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날씨운'도 따랐다. 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와 같이 기상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 4월에 옥외에서 식사는 것은 '축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 내외가 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외국 국가원수가 오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며 "(한국의) 새로운 정부에 대한 격 높은 예우를 갖추려고 상당한 준비를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감사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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