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李대통령에 "앱솔루틀리" 연발

워싱턴=송기용 기자, 서울=심재현 기자  | 2008.04.20 05:02

정상회담 분위기 화기애애…한미관계 급물살 타나

19일(현지시간)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우정외교'를 상징하는 캠프데이비드 회담에 걸맞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부시 대통령은 FTA비준 협력, 북핵 6자회담, 도하 기후협약 문제 등을 논의하는 동안 이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 좋다)"이라고 화답했다.

또 "도하 협상과 지구적 문제에 선진국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부시 대통령은 "앱솔루틀리, 댓츠 라이트"(Absolutely, that´s right. 물론이다, 좋다)라고 응답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자 부시 대통령은 또다시 "앱솔루틀리, 댓츠 라이트"(Absolutely, that´s right. 물론이다, 좋다)라고 답했다.

정상회담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양 정상은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며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을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대통령도 "이렇게 따뜻하게 대할 줄 알았으면 일찍 올 걸 그랬다"며 미국 대통령 내외의 응대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가벼운 농담으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규모를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맞지 않냐"며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말을 확인하는 여유도 부렸다.


이에 부시 대통령도 즉시 "그렇다"는 답을 보냈다.

한미 정상의 화기애애한 관계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양 정상은 지난 18일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골프 카트 운전을 양보하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

이 대통령에게 카트 운전을 넘긴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He is afraid of my driving"(이 대통령이 내 운전실력을 못 믿는다)이라고 농담을 건냈고 이 대통령은 "He is guest"(부시 대통령이 손님)라고 응수했다.

카트가 수행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뒤 부시 대통령은 엄지 손가락으로 이 대통령을 가르키며 "fine driver"라고 두차례 반복해 이 대통령의 운전실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기자회견에 참석한 뉴욕타임스, 로이터, AP, 폭스 등 외신들도 이번 회담이 이전 한미정상회담에 비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폭스의 브라이언 콜 기자는 "동시통역이 진행됐는데도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영어로 농담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회견을 진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다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어제 방문국 수반이 카트 운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 대통령의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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