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FTA비준 협력, 북핵 6자회담, 도하 기후협약 문제 등을 논의하는 동안 이 대통령의 제안에 긍정적인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 좋다)"이라고 화답했다.
또 "도하 협상과 지구적 문제에 선진국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부시 대통령은 "앱솔루틀리, 댓츠 라이트"(Absolutely, that´s right. 물론이다, 좋다)라고 응답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자 부시 대통령은 또다시 "앱솔루틀리, 댓츠 라이트"(Absolutely, that´s right. 물론이다, 좋다)라고 답했다.
정상회담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양 정상은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며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부시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을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 대통령도 "이렇게 따뜻하게 대할 줄 알았으면 일찍 올 걸 그랬다"며 미국 대통령 내외의 응대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가벼운 농담으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규모를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맞지 않냐"며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말을 확인하는 여유도 부렸다.
이에 부시 대통령도 즉시 "그렇다"는 답을 보냈다.
한미 정상의 화기애애한 관계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양 정상은 지난 18일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골프 카트 운전을 양보하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
이 대통령에게 카트 운전을 넘긴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He is afraid of my driving"(이 대통령이 내 운전실력을 못 믿는다)이라고 농담을 건냈고 이 대통령은 "He is guest"(부시 대통령이 손님)라고 응수했다.
카트가 수행원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뒤 부시 대통령은 엄지 손가락으로 이 대통령을 가르키며 "fine driver"라고 두차례 반복해 이 대통령의 운전실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정상회담 기자회견에 참석한 뉴욕타임스, 로이터, AP, 폭스 등 외신들도 이번 회담이 이전 한미정상회담에 비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폭스의 브라이언 콜 기자는 "동시통역이 진행됐는데도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영어로 농담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회견을 진행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다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어제 방문국 수반이 카트 운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 대통령의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