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끝이 보인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4.19 10:49

금리인하보다는 유동성공급 통해 위기 완급 조절 나설듯

인플레이션 위협이 다시 빠르게 고조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하 정책을 곧 종료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세금 환급 등 경기부양 재정정책이 곧 시행될 것이라는 점도 연준의 짐을 덜어줘 금리인하 정책 종료 시기를 앞당길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의 끝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금리인하보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등 유동성공급 등 다른 방향의 해법을 통해 위기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준은 최근 20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9월 5.25%였던 기준금리는 2.25%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급격한 금리인하가 진행되자 연준의 금리인하 여력이 상당폭 줄었다는 관측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금리인하가 지속되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이사와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은 최근 한목소리로 치솟는 물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경기침체 여부를 공식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장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4월 0.25%p 인하후 연말까지 동결 예상

투자자들도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등에서 비춰볼때 연준이 오는 30일 0.25%p의 금리 인하를 선택한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오는 29~30일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금리정책을 결정한다.

바클레이 캐피탈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딘 마키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면서 "미국 경제 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는 지금 인플레이션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키는 "연준이 이달말 1.75%로 0.5%p 금리를 인하한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0.25%p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견조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채권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S&P500지수는 14~18일 주간동안 4.3% 오르며 2월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2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1주전 1.74%에서 2.13%로 상승했다.

워시 연준 이사는 최근 "식품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물론 핵심 CPI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까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물가 안정성 위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옐렌 총재도 "연준이 필요이상으로 낮은 금리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기준금리는 이미 경제를 충분히 부양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지나치게 현실 순응적인 금리인하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에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추가 금리 인하에 망설여진다"고 강조했다.

◇ 연준 유동성 공급 통해 위기 완급 조절

핌코의 펀드매니저인 폴 맥컬리는 "연준이 금리인화 정책 종료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미 연준은 이에 대한 신호를 보였다"고 밝혔다.

물론 연준이 금리 인하 정책을 종료한다고 해서 금융시장의 신용위기와 경기침체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널드 콘 연준 부의장은 "신용경색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현 시장상황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FRB 의장과 옐렌 총재는 "미국 경제가 상반기 위축될 것이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개월 만기 리보금리(런던 은행간 금리)는 지난 16일 2.73%에서 18일 2.91%로 치솟으면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은행협회는 단기자금시장에서 금리 급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준은 지난달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대출을 실시했고, 베어스턴스의 구제에도 동의했다.

바클레이의 마키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출과 관련된 정책을 더욱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연준이 지금보다 더 많은 유동성 공급에 나서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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