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감정가 곱절은 기본 '묻지마 투찰'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8.04.22 08:34

[머니위크]경매시장은 '강북 소형 천국'

바야흐로 '소형 천국'이다.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과 세무조사 예고 등의 조치로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부동산시장에서 움직임이 있는 곳은 여전히 소형 아파트와 소형 다세대주택 등이다.

물론 지역은 서울 강북권이다. 구체적으론 소위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강북3구가 중심이다. 여기에 최근 1년 새 배 이상 호가가 뛴 의정부를 비롯해 재개발과 뉴타운 추진 기대감에 젖어 있는 서울 마포구 한강 주변 지역도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다. 경매장마다 입찰자들이 대거 몰려드는가 하면 낙찰가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선 연이어 신기록을 경신하는 분위기다.

◆"일단 따고보자"…호재따라 '묻지마 투찰'

지난 15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입찰을 실시한 마포구 망원동 소재 전용 37.09㎡, 대지 지분 31.82㎡의 소형 다세대 3층 물건에는 모두 132명이 나서 경매 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종전까지는 지난해 7월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경매된 송파구 방이동 다세대주택으로 모두 106명이 입찰에 참가한 바 있다.

망원동 다세대주택은 2007년 7월 7500만원으로 감정됐지만 이의 3.5배에 달하는 2억6002만원에 낙찰됐다. 그동안 해당지역의 시세급등이 치열한 경쟁과 함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2005년 평균 76%선이었던 마포구 일대 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2006년 90%로 뛴 이후 뉴타운 등의 기대감과 함께 각종 개발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지난해의 경우 평균 118%까지 치솟았다.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올 들어선 4월14일 현재 평균 175%의 낙찰가율을 기록 중인데 이어 경쟁률도 무려 22.33대 1에 달한다. 왠만해선 낙찰받기도 어려워졌다.

이런 추세를 보여주듯 이날 서부지방법원에서 선보인 12건의 다세대주택 물건 가운데 감정가 3억원 이상 물건만 1회 유찰을 거쳐 감정가대비 94%에 낙찰됐을 뿐 나머지 물건은 모두 신건에서 낙찰자가 선정됐다.

신(新)버블로까지 불리는 강북3구의 소형 경매 물건도 역시 초강세다. 지난 7일 경매를 치룬 노원구 상계동 삼호아트빌 전용 44.62㎡는 77명이 입찰, 감정가인 8000만원에 비해 배 이상 높은 1억6288만원에 낙찰자를 찾았다.

앞서 경매를 실시한 강북구 번동 석정빌라 31.67㎡에도 84명의 입찰자가 나서 감정가(5500만원)대비 82% 높은 9988만원에 낙찰됐다. 도봉구 쌍문동 동일하이츠 전용면적 51.9㎡도 91명이 입찰, 감정가(9000만원)보다 75% 비싼 1억5710만원에 낙찰자를 확정지었다.

아파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봉구 창동 주공4단지 전용 41.3㎡ 아파트는 88명이 입찰에 참여, 9500만원인 감정가에 비해 81% 높은 1억7195만원에 낙찰됐다.

올들어 이들 강북3구의 경우 평균 입찰경쟁률이 14.6대 1로 서울 평균치인 7대 1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에는 낙찰가율도 100%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1∼2월 98%대였던 강북3구 평균 낙찰가율은 3월 115.5%로 상승한 후 4월 들어선 119.9%로 조금 더 뛰었다. 이 기간중 서울 평균 낙찰가율이 3월 84.2%를 기록한 이후 4월에는 73.8%로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강북3구의 강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은평구 일대도 뉴타운 여파로 다세대주택 물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1~2개월새 입찰을 실시한 다세대 물건에는 평균 50~80명이 입찰에 나서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신규매물 줄지만, 입찰은 꾸준

갈수록 매물이 줄 것이란 지적 속에서도 당분간 유입 물건 등을 중심으로 입찰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봉구에선 창동 소재 전용면적 46.56㎡ 규모의 성보주택 4층 물건과 쌍문동 다세대주택 2층 65.48㎡는 22일부터 기간입찰에 들어간다. 감정가는 각각 1억1500만원과 1억원이다.

노원구의 경우 중계동 동암빌라 전용 42.21㎡(감정가 7000만원), 월계동 현대파크빌 5층 57.6㎡(1억2000만원), 공릉동 애지빌라 지하층 36.89㎡(9600만원) 등도 같은 날부터 기간입찰을 실시한다. 기간입찰은 최초 접수일부터 1주일간 실시한다. 접수 마감 후 개봉해 낙찰자를 선정한다.

어어 감정가 1억8000만원인 강북구 미아동 선청빌라 4동 1층 전용 77.99㎡는 이달 28일 입찰을 실시한다. 은평구 물건도 다수 접수돼 △구산동 구산펠리츠빌 60.24㎡(1억4500만원) △응암동 녹원빌라 3층 53.87㎡(1억1000만원) △갈현동 선일로얄빌라 에이동 지하층 52.18㎡(8500만원) △녹번동 금원빌라B동 39.09㎡(1억500만원) 등은 이달 24일 경매한다.


◆휩쓸리지 말아야 손해 안 봐

경매시장에서 수요자들이 가장 크게 오류를 범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분위기에 지나치게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입찰장에서 참가자수를 본 후에는 더욱 동요할 수 있다. 참가자가 많다고 보이면 투찰가를 높이기 마련이지만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선까지 써낼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낙찰가율이 100%를 넘을 경우 고가 낙찰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정융 굿옥션 조사분석팀장은 "최근 다세대주택의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보이면서 시세를 무시한 채 장래 가치에 중점을 둔 고가 입찰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무리한 입찰로 보증금을 포기하고 잔금을 미납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꼼꼼한 입찰가격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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