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목에서 누구도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더 인상적이라고 했다. 특검이 불구속 기소한 이건희 회장은 한국 최대 재벌인 삼성을 이끌고 있으며, 삼성은 한국 산업화의 최선봉에 위치한 상징적인 기업집단이라고 FT는 전제했다.
FT는 그러나 이 회장은 보다 심각한 뇌물 혐의에 대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됐고 배임과 탈세혐의만 인정됐다고 했다. 또 특검의 조사가 탈세로 인한 이 회장의 대규모 이익을 주로 들여다봤을 뿐 이 자금의 가능한 오용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제한적인 조사였다고 평가했다.
FT는 이번 특검 조사를 통해 새정부가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임무를 띤 것처럼 보여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가 검찰에 대한 독립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재벌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려는 여론 등에 의해 가속화됐는데, 둘다 과거 정권의 유물로 볼 수 있다.
FT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으로 일부 이런 문제는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금산분리 완화)하는 등 재벌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금산 분리는 10년전 금융위기를 거치며 도입된 제도다.
FT는 부패를 없애기 위한 한국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보았다. 대부분이 이 회장에 대한 판결 내용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는지, 그의 가족이 삼성 경영권을 유지할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정할 수 밖에 없는(compelling) 증거는 없다고 FT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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